레 미제라블/뮤지컬 10주년 기념공연실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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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듣다가 울기도 오랫만… ㅠㅠ


98년에 있었던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10주년 기념공연실황을 녹화한 영상물입니다. 이번에 두번째 봤는데 이쪽 동네에서는 유명한 공연이었나 봐요.
10주년 기념공연은 공연을 다 진행한 것은 아니고 무대에 배우들이 앉아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기 순서가 되면 노래하는 형식입니다. 다른 곳에서 녹화한 듯한 공연 모습이 중간중간 들어가 있고요. 연기를 다 하지 않아도 되니까 노래에만 더 집중하는 장점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냥 공연을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겠지요. 공연을 본 적은 없어서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1장
Prologue
1부는 장발장이 수감되어 있던 뚤롱의 형무소에서 시작합니다. 수감자들의 합창과 이제 석방되는- 석방이래야 보호감호 비슷한 것을 받아야 하지만- 장발장과 자베르가 처음 등장해요. …이 아니고 뮤지컬은 디뉴에서 시작한다고 하는군요. 디뉴는 장발장이 미리엘 주교를 만나고 그 은그릇과 은촛대를 받는 곳이에요. 처음 원작으로 읽었을 때 이 장면은 굉장히 작게 처리되어 의외였는데, 뮤지컬에서도 매우 작게 처리됩니다. 미리엘 주교는 인상적인 노래도 없고;; 하지만 원작에서는 미리엘 주교의 그림자가 언뜻언뜻 비치면서 장발장의 최후에도 드러나는데, 뮤지컬에서는 정말 처음에 조금 등장하고 끝나나봐요.
상당한 규모의 합창단이 무대 뒤쪽에 있는데, 프롤로그의 work song이나 암튼 합창으로 부르는 것이 멋진 노래들이 많아서 참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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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에 나오는 한 죄수. 조연인 죄수인데도 참 노래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뒤에 나오는 장발장 중의 한 사람 이더군요. 근데 전체적으로 조연으로 나온 사람들도 정말 멋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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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생긴 지휘자(…)

Valjean’s Soliloguy
At the End of the Day
이 뒤의 lovely Ladies에도 나오지만 새된 목소리의 여성 합창이 참 풍부한 느낌을 줍니다. 앙칼지고 억세면서도 정말 여성적인 느낌을 줘요.

I Dreamed a Dream
팡틴의 노래입니다. 한때 꿈많은 소녀였던; 자신에 대해 노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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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Ladies
Fantine’s Arrest
The Runaway Cart
Who am I
다른 사람이 장발장의 이름으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에 장발장이 자기정체성을 고민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노래가 끝나고 장발장은 법정에 출두해 자수하죠.

Fantine’s Death
The Confrontation
팡틴의 아이를 데려올 수 있도록 며칠만 말미를 달라고 사정하는 장발장과 어디 그런 말도 안 되는 수작을 부리냐고 윽박지르는 자베르의 노래입니다. 둘의 노래가 번갈아 진행되다가 나중에는 같은 멜로디를 다른 가사로 따로 따로, 정말 대결하듯이 부르는데 긴장감넘치는 멋진 장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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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le on a Cloud
매우매우 가련하게 생긴 어린 꼬제뜨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저기에는 내가 사랑받으며 즐겁게 살 수 있는 행복한 성이 있을까 하고 노래를 부르는데 ㅠㅠㅠ 무대에 올라가서 언니가 맛있는 것 사줄께 하고 손을 잡아주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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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of the House
떼나르디에 부부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에요. 이 부부는 장엄하고 엄숙한 영화에 웃음으로 숨통을 트이는 감초역할(…)로 나오는 것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후, 정말 미워할 수 없는 부부입니다. …라고 생각했는데 모 님의 이 부부는 인간적으로가 아니고 음악적으로 맘에 안 든다는 멘트를 보고 흔들리는 중. 아 이 얇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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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담 떼나르디에. 떼나르디에는 캡쳐에 실패했습니다. =ㅂ=;;;

The Bargain
Look Down
Stars
자베르가 별에게 준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노래입니다(…) 아니 정말이에요;;; ‘청렴결백하고 무자비한’ 자베르에게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퍽 아름다운 노래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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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Cafe/Red & Black
여기 혁명을 생각하고 있는 일단의 공화주의자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라마르크의 장례식을 기해 봉기하려고 준비를 하죠. 개인적으로는 마리우스가 사랑에 빠져 돌아왔는데 그랑떼르가 장단을 맞춰주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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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저는 누가 앙졸라로 나오든지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말도 못 하게 느끼하게 생긴 앙졸라 otz otz otz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앙졸라가 말도 못 하게 느끼하게 생긴 것과는 상관없이 앙졸라가 리드하는 이 두 곡은 정말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합창으로 듣는 것이 정말 좋은, 힘찬 노래들이에요. 음 그래도 앙졸라의 목소리가 좀 더 굵고 낮고 힘찼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구요() 여기서 더 바라는 것은 좀 과욕이라는 것은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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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브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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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눈에 봐도 다혈질로 생긴 꾸르페락. 얘가 갈 데 없는 마리우스를 재워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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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하는 친구를 위해 열심히 화음을 넣어주고 있는 흐뭇한 모습.

Rue Plumet
A Heart Full of Love
에뽀닌느가 마리우스를 꼬제뜨네 집에 데려다 줍니다. 둘은 처음으로 인사를 하고 이름을 물어보며 사랑으로 가득한 마음을 노래하죠. 그리고 노래 말미에 에뽀닌느가 저 노래는 나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끼어드는데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ㅠㅠㅠ 손을 꼭 잡고 얘, 저딴 남자 때문에 가슴아파 하지마, 하고 말해주고 싶은 기분이에요. ㅠㅠ

The Attack on Rue Plumet
One Day More
1막의 마무리가 되는 노래입니다. 내일이 되면, 장발장은 자베르를 피해 영국으로 건너갈 생각을 하고 있고, 막 맺어진 연인들은 헤어져야 하는 것에 고민을 하고, 공화주의자들은 혁명을 일으킬 생각을 하고, 떼나르디에 부부는 돈을 벌 생각을 하고, 다들 각자의 내일이 있는 거지요. 역시나 웅대한 합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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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발장과 자베르는 뭐… 최고죠.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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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창단. 꽤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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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는 대략 이렇게 생겼습니다.

2막
Entr acte
On My Own
2막은 에뽀닌느의 [on my own]으로 시작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늘 짠한 느낌이 드는데, 영상에서 에뽀닌느 역을 맡은 리아 살롱가가 큰 눈을 굴리면서 울음을 참는 것 같은 표정으로 노래하는데 정말 ㅠㅠㅠ 가사도 정말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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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ding the Barricade
Javert’s Arrival
Little People
A Little Fall of Rain
에뽀닌느가 죽어요. ㅠㅠㅠ 마리우스를 구하고 죽는데(그 총구앞을 막아서는 히로인 역할;;) 그래도 마리우스의 품에 안겨 이런 비에 맞는 정도는 괜찮다고 하며 죽어가지요. ㅠㅠㅠㅠㅠ

First Attack
Drink with Me
영상을 보기 전에는 (가사도 제대로 안 읽었기 때문에;;)이 노래는 아마 ABC의 벗 멤버들을 소개할 때나 그 일상을 소개할 때 나오는 노래일 줄 알았어요. 하지만 바리케이트에 밤이 찾아온다- 면서 이 노래가 나오는 것이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학생들이 밤의 소강상태에서 이런 수다;를 떨기도 하고요. 어쨌든 그랑떼르의 노래가 있는 것이 반갑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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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잘 생긴 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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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보다 잘 생긴 그랑떼르

Bring Him Home
장발장이 딸내미를 훔쳐갈 도둑놈 마리우스(…)를 위해 노래하는 장면입니다. 그를 무사히 집에 데려다 달라고, 살게 해 달라고 신에게 간원하지요. 정말 감동적인 노래에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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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nal Battle
The Sewers
Dog Eats Dog
사실 떼나르디에는 전쟁통에서 죽은 사람의 시신을 뒤져 반지나 시계, 금니를 긁어모아 한 몫을 번 적이 있죠. 그의 얘기입니다.

Javert’s Suicide
하수도에서 마리우스를 업고 나온 장발장을 그냥 보내준 자베르는 ‘고귀한 범죄자’라는 모순과 그를 보내준 죄책감에 갈등하다가 자살하고 맙니다.
자베르는… 자살할 때도 멋지군요.(먼산)

Turning
시가전은 무위로 끝나고, 골목의 여인네들은 아이들은 죽고 세상은 계속 돌아가고 변하는 것이 없다는 노래를 부릅니다.

Empty Chairs at Empty Tables
원작을 읽을 때부터 마리우스는 무지막지한 찌질이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공연 영상에서 [empty chairs at empty tables]을 부르는 것을 보고 비호감도가 아아주 약간 줄어들었습니다. 원작에서 위고는 왜 마리우스에게 이런 장면을 전혀 주지 않은 걸까요? (혹시 있는데 제가 읽은 책에는 생략된 것은… 아니겠지요;) 역시나 너무나 많이 죽는 시기라서 따로 추억하기도 힘들었던 것일까요. 아님 역시 그냥 마리우스는 찌질이였을지도.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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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h friends my friends don’t ask me

Every Day
A Heart Full of Love
The Wedding Chorale
Beggarts at the Feast
Epilogue
드디어 장발장과 꼬제뜨, 마리우스는 오해를 풀고 죽은 사람들이 무대에 하나 둘 나타나면서 장발장도 숨을 거둡니다. ㅠㅠ 에필로그에서 불리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는 마냥 힘찬 것만은 아니고 더 경건한 느낌이 듭니다. 경건하고 힘찬 노래라니 이런 표현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표현력이 딸리는 관계로;;

Thank Yous
17 Valj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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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17개국의 자국어 공연에서 장발장을 연기한 17명의 배우가 국기를 앞세우고 등장합니다. 다들 자국에서는 내노라하는 배우 혹은 성악가들일 텐데 그렇게 한 자리에 모이다니 굉장해요. 그렇게 열 여덟명의 장발장이 [do you hear the peaple sing?]을 한 소절씩 노래하는데 정말정말정말 멋지더군요. 이 노래야 원래 힘차게 부르는 것이지만 정말 힘찬 목소리도 있고 물어뜯는 것 같은 목소리도 있고 부드러운 목소리도 있고요. 뭔가 대단히 호강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뮤지컬과는 상관없는 얘기:
원작의 프랑스는 무시무시한 경찰국가로 보입니다. 처음에 장발장에게 5년 선고한 것도 그렇고요. 기껏해야 절도미수, 기물파손, 폭행인데다 초범인데요. 무조건 무거운 형량이 정의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강간 사건에도 5년 이하의 선고를 내리는 우리 나라 생각을 하니 참 비교되더군요;; 게다가 나중에 자베르가 장발장을 기소할 때 보니까 장발장이 길가에서 어린애 동전 빼앗은 것도 기소항목에 들어가 있더군요. 물론 이러면 안 되는 거지만 참 쫀쫀한 프랑스 경찰. =ㅁ= 반면 마리우스의 건에서 보면 폭동 이후 의사에게 수상한 부상자를 신고하도록 한 왕명이 매우 안 좋은 여론을 불러일으켰다는 얘기는 있고 군법 회의는 전투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 외에는 찾아내는데 별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니 폭동이 잦았던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일일이 찾아내기 귀찮았을 수도 있겠지만 역시나 참 비교되더군요;;;

:
DVD로 봤는데도 이 뮤지컬을 이렇게 감동적으로 보고 나니, 공연장에서 직접 봤는데도 그다지 감흥이 없던(…) 미스 사이공이 떠올랐습니다. 그 헬리콥터 장면이나, 호치민의 동상아래서 군인들이 행진하며 합창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지만 전체적으로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고 나중에 기억나는 노래도 없고 감동적이지도 않았어요.(이런 혹평이 있나;;) 둘 다 세계적인 뮤지컬로 꼽히는 뮤지컬들이고, 특히 레미제라블과 미스 사이공의 작곡가는 같은 사람인데도 이렇게 느낌이 다른 것은 소위 코드가 안 맞아서일까요?
미스 사이공이야 오페라 나비부인을 개작한 것이라고 하지만, 나비부인을 볼 때는 뭐 저거야 옛날 오페라니까 하고 그냥 넘길 수 있었는데 세계적인 뮤지컬이라 유수의 극장들에서 상시 공연하고 있다는 미스 사이공이 저런 시대착오적인(…) 내용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좀 어이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미스 사이공이 레미제라블에 비해 노래나 무대의 수준이 떨어지지는 않을 텐데 그 정도로 재미가 없었던 것은 그럼 순전히 나와 코드가 달라서인가 하는 생각이 심각하게 드는 거에요.
정치적인 색채를 아주 배제하는 것도 하나의 정치적인 입장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작품에 정치적인 소재나 정치색을 배제하려는 것이 이해가 가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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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을 야오이적 시선으로 해석한 동인은 없는 걸까요. =ㅂ= (;;;)
이 작품이야말로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풍부한데 젊은 청년들도 떼거지로 나오고(…) 기껏 보호감호 기간에 도망간 전과자가 애들 동전 훔쳐간 것에 눈에 불을 켜고십수년을 장발장을 쫓아다니는 자베르하며(…) 아님 이미 구도가 다 완성되어 있어서 재해석의 여지가 별로 없는 걸까요(…)
잠시 검색해보니 자베르*장발장이 꽤 많군요. 역시 대세는 중년(…)

:
유튜브에서 찾아낸 레고 레미제라블. 아 미치겠다 ㅠㅠㅠ

지난 번에 레고 그리스도 찾은 적이 있는데 레고에서는 아마 이런 사업도 하나 부죠? 그리스야 그러려니 했는데 바리케이트 레고(…)라거나 하는 것은 아무래도 따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요. 근데 이 레고 레미제라블을 연출한 사람은 자베르를 무지 싫어하나 봅니다. 자베르의 노래는 다 빼 버렸고, 심지어 대결을 부르다가 장발장이 의자를 휘둘러 자베르를 쓰러뜨리고 도주… 그리고는 자베르는 다시 안 나와요. 아 정말 미치겠다 ㅠㅠㅠㅠㅠ

http://rukawa.name/wp/wp-admin/post.php?action=edit&post=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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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타니아

    안녕하세요^^ 하일트님 댁에서 리플 구경하다가 건너왔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역시 10주년 공연은 굉장한것 같아요. 저도 저 디비디를 보다가 낚였습니다.
    앙졸라를 뺀 모든 학생들은 마리우스 경력자라고 합니다. 그래서 때깔이 제법 괜찮다고들 하더군요. 저 역시 마리우스는 싫어하지만요 ^^;;
    저도 발장+쟈베르 지지자 중 한명이지만 서브로는 앙졸라 여왕수를 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 공연 영상물에서는, 정보석씨를 닮은 마리우스가 총수삘을 흘리는 경우도 있더군요.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 10년 동안 사람들을 낚는 공연이라니 정말 대단하군요/ㅅ/ 올해가 20주년 되는 것 맞죠?;;
    학생들이 모두 마리우스 경력자라니 말만 들어도 막 광채가 나는 것 같습니다 아이 눈부셔/ㅅ/ 마리우스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뮤지컬의 마리우스역은 꽤 대단한 것 같아요. 앙졸라는 역시 원작자가 밀어주는 여왕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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