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말에 사람이란 관뚜껑에 못을 박아야만 그 사람이 어떻다는 말을 할 수 있다 했는데 그 말이 맞는 말이야. 내 조카딸도 따지고 보면 못살다 간 것도 아닌 성싶네. 그리고 이서방도 복 없단 말은 못할 것 같애. 흔히 사람들은 팔자치레라는 말을 하는데 따지고 볼 것 같으면 육례를 갖추고 만난 부부라도 필경엔 남남 아니겠느냐 그거지, 여기 앉은 사람들이야 내 조카딸 근본을 아니 하는 말인데 그러니까 형수뻘 되는 사람이 그런 처지가 아니었거나 또는 이서방 모친이 그런 처지인데도 불고하고 허혼을 했다 한다면은 물론 이서방하고 내 조카딸은 은앙새겉이 잘 살았겠지. 그러나 만났다간 헤어지고 헤어졌다간 또 만나고 그 끈질긴 인연하고 기구한 세월이 반드시 름, 그렇지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들 맘이 더 굳게 떨어질 수 없게 되었다면은 반드시 박복했다 할 수만도 없을 것 같애.
- 형님, 거 풍월 아는 소리외다.
- 아암 풍월 알구말구, 내 비록 늙고 못생긴 마누라, 자식 하나 생산 못한 마누라지만 그 할망구 하나 보고 살긴 살았으되, 그러니 사람에 미친 일은 없으나 나는 미치는 성미야. 약촐 캔답시고 산에 미쳐서 다녔고 또 미친 일이 많았지. 남이 보기에는 헛일하고 고생한 보답 없다 하겠지만 내 마음에 열심이면 그게 보람이요, 미치는거지.
월선이 장면 보며 또 눈물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