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네이션

피에르 슐러 감독의 원 네이션 봤습니다.

프랑스에서 프랑스 혁명 영화는 많이 제작되었겠지만 혁명의 중요한 대목들을 다루면서도 2018년에 제작된 영화답게 민중, 여성, 평등을 중심으로 만든 것이 특징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빠리 운동권 세탁부인 아델 아에넬이 떠돌이 가스파르 울리엘을 주워서 어엿한 시민으로 키워내고 둘이 딸을 낳아 이름을 평등이라고 짓는 이야기라고 봤어요…ㅎ

혁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말 다양할텐데, 밑바닥 민중들들부터 왕좌에서 끌어내려져 참수당하는 루이 16세까지 다 품위있게 그린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초반에 배치된 여성들의 베르사유 행진. 1789년 10월. 이 행진으로 왕가는 빠리로 귀환.

포스터의 저 분 이름을 모르겠구요…ㅠㅜ 아델 에아넬이 연기한 프랑소와즈와 함께 많이 나와요.

1791년 6월 바렌 사건. 체포되어 빠리로 되돌아 온 왕가 일행을 따라 떠돌이 바질도 빠리로 흘러들어 옵니다.

왕가의 체포에 한몫을 한 사람인 줄 알고 식사를 대접하는 사람들에게 혁명 그게 뭔가염 먹는 건가염 하는 바질의 표정이 인상적입니다…ㅎ

1791년 7월 샹 드 마르스 학살.

1792년 8월. 민중이 국왕 가족이 머물던 튈르리궁을 습격하여 국왕 일가는 의회로 피신.

포스터의 장면은 습격이 일단락되고 사람들이 깃털베개를 뜯어서 흩뿌리는 가운에 아래에 서 있던 꼬마 소녀인데

이것은 아무리 봐도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꼬제뜨의 삽화…

입법의회나 국민공회(…) 의원들의 대사는 다 당시 서기록에서 발췌했다고 합니다.

중간중간 의회 토론 장면도 길게 나오는데, 의원들의 발언도 인상적이지만 연단에 설 수 없는 민중들 특히 여자들이 방청석에서 주의깊게 듣고 지지하고 야유하는 모습들도 인상적이에요. 글을 모르는 사람도 많고(길거리에 벽보가 붙으면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 몇줄씩 크게 읽어주고, 그걸 바탕으로 토론함)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얘기하지도 못하지만 연사의 발언에 반응하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외워서 자기 구호로 만들고… 그런 장면들을 찬찬히 보여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입법의회에서 헌법을 만들때 유태인이나 배우들도 평등하게 시민권을 갖게 되지만 여자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도…ㅠ 프랑스… 1944년에서야 여성이 투표권을 갖게 된 나라…ㅠ

국민공회에서 루이 16세의 처형을 두고 토론하고 호명투표하는 장면과 이제 프랑소와즈의 사이도 안정적이고 딸도 있고 어느새 혁명의 주요 사건에도 여러 번 참가한 바질이 ‘삼촌’의 가르침에 따라 유리 세공하는 법을 배우는 장면이 번갈아 나옵니다. 되게 상투적인 배치이면서도 양쪽이 고조되어 가는 것이 좋아요.

1793년 1월 루이 16세 처형.

영화는 여기에서 끝나고 이 뒤에 사족처럼 프랑소와즈와 바질이 자기네 딸 이름을 평등이(…)라고 지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포스터에는 못 나오신 로베스삐에르(루이 가렐 분. 루이 가렐과 로베스삐에르라니 생각도 못 해 봤는데 의외로 어울리더군요)

포스터에는 못 나오신 마라와 생 쥐스트. 마라는 드니 라방, 생 쥐스트는 모르는 배우. 그리고 생 쥐스트 배우를 보고 프렌치의 미적 감각에 또다시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터에는 못 나오신 마리 앙투아네트. 왼쪽에서 세번째 얼굴 보이는 양반.

혹시 DVD 나왔나 알라딘에서 원 네이션으로 검색해 보니 원 네이션 언더 트럼프라는 외국 DVD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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