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하나씩 버리기

을 하려고 했는데 첫날부터
못 버리겠어요ㅠ_ㅠ

저 책 제목만 보고 날마다 하나씩 일년 동안 버려야지~ 생각하고 처음 꺼낸 것은 아주 오래된 누런 종이봉투인데,
고등학교 문학 참고서와 낡은 노트, 종잇장들이 들어 있습니다. 당연히 잡동사니죠. 잡동사니인데…
그니까 제가 문학소녀였던 시절(저에게도 그런 시절이…)
문학 참고서에 실린 시편 하나에도 감동하고 그러던 시절(저에게도 정말 그런 시절이…)
암튼 그 문학 참고서와
신문이나 도서관 책이나 껌 포장지나 모의고사 시험지나 암튼 어디에서든지 시를 만나면 연습장 남은 종이 광고지 뒷면 뭐 그런 데에다 써서 모아둔 거에요.

이걸 못 버리겠는 건 시를 못 버리는 것인지 제 어린 시절을 못 버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열어보지도 말고 냅다 버렸어야 했는데.
지금보다 아주 약간 낫긴 하지만 그래도 친구들에게 늘 악필로 불리던 글씨로 한 수 한 수 써 둔 걸 읽다보니
역시나 못 버리겠어요ㅜㅜ

+
이런 거야 사연이라도 있다지만
보지도 않을 전공책도 버리지 않고 꽂아두고 있었는데
어느 날 친구가(이 친구도 전공이랑 무관하게 지냅니다) 표지 제일 예쁜 책만 남기고 버려, 하고 시크하게 충고해줘서
표지가 제일 예쁜 네권(…)만 남기고 버릴 수가 있었습니다.

종잇장들을 보며 고뇌하느라 너무 피곤해져서 오늘은 이만 자야겠습니다.

This Post Has 2 Comments

  1. 캐스트너

    잘 했어요!

  2. 캐스트너

    시 옮겨 적은 종이는 보존할 만하죠. 그런 건 처분 할 꺼면 버리지 말고 한 장씩 태우면 분위기 있을 것 같은데요. 한 줄기 연기로 화한 시정이랄까? 크~

    은근히 많아서 옥상에서 저거 태우고 있다가는 소방차 출동할 지경이에요ㅜㅜ
    암튼 파일씨 얘기 들으니 저거 버릴때 재활용 쓰레기 말고 타는 쓰레기로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ㅎㅎㅎ

Leave a Reply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