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의 추적자의 관계

그는 동이 채 터오기도 전에 잠에서 깨어났다. 김리는 여전히 깊은 잠에 취해 있었으나 레골라스는 벌써 깨어나 북녘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라곤이 깨어난 것을 보고 그는 애석한 어조로 말했다.
“그놈들은 멀리, 아주 멀리 달아났어요. 그놈들이 지난밤 쉬지 않으리란 걸 나는 이미 예감하고 있었지요. 이제 오직 독수리만이 놈들을 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라곤이 그의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우린 힘닿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 할 걸세.”
그리고선 황급히 돌아서서 난쟁이를 깨웠다.
“이봐, 그만 일어나게. 이제 떠나야겠네. 놈들의 냄새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어.”
김리는 감기려는 눈을 겨우 뜨고 대꾸했다.
“응응, 아직 캄캄한데. 아무리 레골라스라 해도 해뜨기 전엔 그들을 볼 수 없잖아요.”
레골라스가 씁쓸하게 말했다.
“그래, 이젠 환해지더라도 그들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야. 그놈들은 이미 내 시야를 벗어나지 않았나 싶어.”

가만히 듣고 있던 레골라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자, 갑시다.”
1991/예문/김번,김보원,이미애 옮김

하늘에 새벽빛이 나타나기 전에 그는 잠을 깨어 일어났다. 김리는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었으나 레골라스는 마치 바람 한 점 없는 어둠 속에 선 젊은 나무처럼 생각에 잠긴 채 아무 말 없이 어둠 속에서 북쪽을 응시하며 서 있었다. 그가 문득 아라고른을 돌아보며 안타깝다는 어조로 말했다.
“그들은 아직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요. 아무래도 놈들은 간밤에 쉬지 않았던 것 같소. 이젠 독수리만이 놈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우린 아직 최선을 다해 놈들을 추적할 거요.”
아라고른은 허리를 숙여 난쟁이를 깨웠다.
“자, 이제 떠나야 하오. 놈들의 냄새가 점점 멀어지고 있소.”
“하지만 아직 어둡잖소. 아무리 레골라스가 언덕 꼭대기에 선다 해도 해가 뜨기 전엔 놈들을 보지 못할 거요.”
“내가 언덕에 있든 평지에 있든, 달빛이 비치든 햇빛이 비치든 놈들은 이미 내 시야에서 벗어난 것 같네.” 레골라스가 말했다.

“어서 떠나죠!” 레골라스가 말했다.
2001/황금가지/한기찬

일단 원문에 아라곤이 레골라스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는 상황도, 김리가 눈을 겨우 뜨고 말을 내뱉었다는 설명도, 레골라스가 단호하게 말했다는 수식도 없습니다만
예문판으로 반지전쟁을 읽은 저는 원정대원의 관계를 꽤 친근하고 격의없게 생각하고 있는데 황금가지판으로 읽으면 꽤 격식차리는 관계같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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