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동기간끼리 취향이 비슷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공통된 취미가 꽤 많은 경우가 많이 있던데, 돌아보면 저랑 동생은 어쩌면 이렇게 취향이 다른지 모르겠어요.
사실 둘 다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도서관도 없는 동네에서 둘이 읽는 책은 같은 것 밖에 없고 책읽고 텔레비전 보는 것 외에는 딱히 문화생활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성격이 좀 다르다, 정도로 취향은 비슷하다고 착각하고 살았는데요. 둘 다 대학생이 된 후에는 각자 사는 책을 빌려 본 적도 거의 없고ㄱ- 둘 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이런거요, 하고 내세울만큼 좋아하는 장르라든가가 없이 잡다하게 듣는 편인데 정말 신기하게도 제 잡다한 음악리스트에서 동생이 좋아하는 건 하나도 없고 동생의 음악 리스트에서도 들어보니 좋더라 하는 음악은 거의 없더군요. 둘 줄 하나가 음악을 틀면 나머지 하나는 한시간 정도 참고 들어주는 정도. 둘 다 좋아해서 틀어놓는 음악은 대학생때 민중가요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군요. 심지어 학생운동할 때 노선도 달랐고OTL 제가 영화관에 가는 횟수에 비해 영화에 대한 관심이 쬐애금 있는 것에 비해 동생은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면 어지럽다며=_=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해요. 동생은 미국 드라마는 몇 편 본 모양이지만 저는 동생이랑 얘기할만한 미국드라마라면 엑스파일밖에 없고 ㄱ- 그나마 전 엑스파일은 외계인 나오는 드라마라서 좋아했는데(…) 동생은 남녀주인공이 나오면서도 연애를 할듯말듯 하지만 하지 않는 그 긴장감이 좋아서 봤다고 그래서 아연했습니다. 같이 본 드라마가 한편밖에 없는데 좋아하는 포인트마저 달라…ㅜㅜ 어렸을 때 홈즈, 루팡 이런 건 같이 봤지만 심지어 그때도 동생은 루팡을 더 좋아했었죠. 홈즈라면 그래도 언니가 좋아하는 탐정, 이라며 약간 취급을 해 주는 정도. 얼마 전에는 셜록 DVD를 보여줬더니 언니 홈즈 좋아하지 않아? 근데 왜 이렇게 못생긴 홈즈가 나오는 걸 봐? 라고 해서 마음에 상처가… ㅜㅜ 얘야 언니가 좋아하는 배우란다. 하긴 저도 동생이 좋아하는 배우와 가수 목록을 읊길래 검색해서 사진도 찾아봤지만 하나같이 매력을 찾을 수가 없더군요(…) 홈즈 이후 제가 좋아하는 추리소설, SF 등등은 다 이상한 책이라며 거들떠도 안 보고. 생각해보니 동생은 어느 시점부터는 소설은 거의 안 읽고 있군요. 동생 방에도 뭔가 책이 많긴 한데 그 중에 제가 빌려 읽은 책이라면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과 디 브라운의 나를 운디드 니에 묻어주오, 이 정도 였던가요. 방에 책이 이렇게 많은데 동생이랑 같이 읽은 책은 어렸을 때 읽은 책밖에 없군요ㅜㅜ 그래도 순정만화까지는 꽤 같이 읽었는데 동생은 홍차왕자 이후에는 만화에도 관심을 거의 끊은 상태입니다.
딱 하나 아직까지 둘의 취미가 비슷한 것이 있다면 요리책은 아직도 엄청 좋아한다는 것이에요. 약간 차이가 난다면 저는 읽기만 하고 요리는 거의 안 하고 동생은 읽기도 하고 요리에도 응용한다는 점입니다만. 하긴 이제 동생의 관심사의 70%는 육아와 가사이고, 28% 정도는 전공, 2% 정도가 시사나 정치 정도일텐데 그리고보니 지지하는 정당도 달라… OTL 이게 참 왕창 다른 것도 아니고 약간 다르단 말이지요. 근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동생은 아직 둘의 관점이 같다고 전제하고 얘기를 시작해서 대화의 맥을 잡는데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더군요.
주말에 동생네 집에 놀러가는데 놀러가서는 너는 왜 이렇게 언니랑 취향이 다르냐고 따질 예정이에요=ㅂ= 그럼 동생은 언니 취향이 이상한거야!!하고 맞서겠죠=ㅂ= 이런 건 비슷한가=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