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으는 교실/에리히 케스트너
‘날으는 교실’이라니 제목이 좀 어색하지만, 88년에 나온 책인걸요, 뭐.
하늘은 나는 교실을 처음 읽은 것이 아마 초딩때 친척집에서였는데, 그때 감상은 남자 고등학생들은 무섭게 노네ㅜㅜ 였습니다(…)
패싸움하고 납치하고 숙제공책 불태우고 친구들이 놀린다고 사다리 위에서 뛰어내리지를 않나 <- 정의 선생님과 금연 선생님의 우정이라든가 요니를 돌봐주는 선장, 마르틴을 챙겨주는 정의 선생님 얘기나 학생들의 생활같은 것이 따뜻하게 다가온 것은 한참 후였던 것 같아요. 이 책의 인상적인 부분은 삽화입니다. 아니, 삽화가 아니라 삽소조라고 해야 할까요ㅎ 찰흙으로 이렇게 장면장면을 만든 사진이 들어가 있습니다. 손자국 난 찰흙 사람들의 느낌이 퍽 좋아요. 선장 아저씨의 손을 잡고 있는 요니가 울고 있는 장면에서, 앞에 ‘요니’라고 한글로 써 있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걸 보면 책을 낸 출판사쪽에서 작업한 것이 맞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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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스트너님 블로그 갔다가 문득 생각나서 포스팅.
이건 정말 댓글을 안 적을 수가 없는 포스팅이군요. 감동적이에요 ㅠㅠ
저도 이 책 읽었어요. 삽’소조’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죠.
제가 어렸을 때 읽은 책들도 하나같이 ‘날으는’이라고 잘못 표기되어서 아마 대학교에 입학할 무렵까지 계속 ‘하늘을 날으는 교실’이라고 말했던 것 같아요. 대학 와서 학교 도서관에서 캐스트너의 독일어 원서 발견하고 감동했더랬죠. 교양 독일어 1을 듣는 실력으로 처음 두세 장 읽었나? (‘죽기 전까지 독일어 원서로 완독한다’가 목표이긴 한데 독일어 책 놓은 지가 백만 년 전이라 그때보다 실력이 더 형편없어졌네요ㅠㅠ)
초등학교 때 처음 읽었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고등학교 와서 세계사 수업 시간에 대공황기에 독일 사회가 매우 힘들었다는 걸 배우고 나서야 마르틴이 차비가 없어서 고향에 못 갈 뻔했던 사연이 정말로 가슴에 와닿았어요. ‘우리 아버지도 능력 있고 성실한 사람인데 왜 일자리가 없을까?라는 마르틴의 고민은 어린이 책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고민이죠.
요즘엔 마르틴과 요니, 세바스티안, 마티아스, 울리…. 모두가 2차대전에 동부전선으로 끌려가지나 않았을지 다들 무사히 살아돌아왔을지 한번씩 생각하곤 해요. 정의감 넘치는 마르틴이라면 나치에 반대하는 반정부 지하활동이라도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