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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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드슨 부인의 과거는 어떤 것이었을까. 남편이 사형선고를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셜록에게 신세를 졌다고 하는 걸 보면 남편이 뭔가 가족에게 해를 끼칠 범죄를 저지른 것 같은데, 존에게 셜록이 자기의 남편과 비슷한 성격이라고 말할 때 보면 별 유감이 없는 것 같은 어조다. 은근 무서운 사람일지도.
–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셜록과 알고 지낸지 5년이 되었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나름 셜록을 움직이는 법을 터득하고 있는 듯 하다. 심지어 이 대사도 존을 움직이기 위해 써먹은 걸지도 몰라. 은근 무서운 사람일지도.
스코틀랜드 야드의 사람들이 셜록을 싫어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셜록의 플랫을 마약수색한다니까 구름처럼 몰려온 자원자들ㅎㅎ) 직장에 낙하산으로 끼어든 넘이 싸가지는 약에 쓸래도 없고 기존 팀이 무능하다고 마구 비난하는 한편 업무상으로는 미친 듯이 유능한 경우가 아닌가. 하지만 레스트레이드 팀의 경찰들이, 이렇게 일관성있게 재수없고 유능한 낙하산을 5년이나 겪었으면 그냥 신경끄는 것이 나을 법하다는 것을 아무도 실천하지 않는 것에서 레스트레이드의 팀이 조직된 것은 아직 5년은 안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다. 업무상 가장 많이 부딪힐 앤더슨과의 사이는 아직 영역정리가 안 된 수컷끼리의 다툼으로 보이니까. 실제로 샐리는 3편에서는 셜록에 대해서는 신경을 끄고 대신 존에게 투덜거리고, 2편의 디목 경감은 잽싸게 셜록에게 항복 선언을 하고 셜록의 ‘협조’를 받아들인다. 앤더슨은, 안 나온다.
– 드라마에서 셜록이 누군가의 관찰결과를 굳이 언급하는 것은 필요가 있을 때만 하는 행동이다. 예를 들면 ‘친구’의 여자친구라고 나름 배려한 것일 수도 있지만 사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존의 사생활을 언급한 것은 처음에 플랫메이트로 받아들이기 위한 테스트같은 느낌이고, 몰리에 대해 얘기할 때는 몰리를 이용해먹으려고 할 때이고, 샐리와 앤더슨을 공격한 것은 둘의 공격에 대한 리액션 혹은 영역다툼으로 보이니까. 짐에 대한 얘기는 정말 몰리에게 친절을 베풀려고 한 것인지, 몰리에게 남자친구가 생겨서 자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 안되니까 떨어뜨리려고 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뭐 반반이었을지도.
하지만 학창 시절에는 좀 달랐던 것으로 보이는데, 학우들이 밤에 뭘 했는지를 굳이 언급해서 사이가 나빠진 이유는 뭐였을까. 아직 완전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관찰과 추리를 확인하려는 것이었을 수도 있고, 당시에도 치열하게 영역다툼중이었을지도ㅎㅎ
– 3편의 에피소드 중 결말이 가장 뜨악한 에피소드라면 1편이다. 공포탄이라도 충분할 상황에서 살인하는 존 왓슨과 죽어가는 사람을 고문하는 셜록 홈즈라니ㄱ- 음 굳이 변명을 찾는다면 택시기사가 존에게 등을 돌리고 서 있었으니 손에 총이나 기타 무기를 들고 셜록을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셜록에 대해서는 변명을 못 찾겠고… 존도 나중에 그 택시기사가 비무장이었다고 들었을 것 같은데ㄱ-
그나저나 존이 샐리에게 정황을 들었다고 하는데 자기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캡슐을 먹으려고 했다고 천진하게 샐리에게 얘기하는 셜록이가 떠올라서…ㅋㅋ
+ 존이 살인하는 장면의 ‘기능’이라면 얼마든지 댈 수 있고(셜록은 존이 자신을 구했다는 점에서, 존은 셜록을 구하기 위해 민간인에게 발포했다는 점에서 둘 사이에 특별한 그리고 시작이 되는 계기가 되었을 테고, 원전과는 달리 ‘존이 셜록을 구하는’ 액션 장면은 존의 위치를 원전보다는 훨씬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시킨다.) 그래서 잘 짜여진 장면이기는 한데, 여전히 결론이 살인이라는 점이 못내 찜찜하다.
– 2편 첫부분의 액션 장면은 내가 봐도 어설퍼… 3편에서 골룸과 격투할 때도 어설퍼서 여기의 셜록은 몸싸움은 못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버렸다; 아울러 단테님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총도 그렇게 쏘면 안된다고ㅋ
– 원전의 홈즈는 런던에서 볼 수 있는 21가지 담배의 담뱃재에 대한 논문을 쓴 적이 있다. 만약 담배 종류가 많아지면 그걸 다 구분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2편에서는 시계의 종류와 생산일자까지 꿰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편 3편에서는 자동차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모습을 보이는데 정말 자동차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건지, 제너스 카의 이와트가 긴장을 풀도록 하기 위해 연기를 한 건지는 모르겠다. 역시 원전의 홈즈는 자전거 타이어 모양도 다 외우고 있지만;
– 반쿤이 왼손잡이라는 것을 지적할 때의 약간 붕뜬 듯한 셜록의 설명은, 레스트레이드랑 맞추느라 5년을 보냈는데 또 새 경감이라니!! 하는 짜증이 묻어있는 것 같아서 좀 웃겼다.
– 셜록 패러디에 많이 나오는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는 면전에서의 발언’은 어떨까. 사실 드라마에서는 셜록이 살아있는 피해자를 만난 일이 없어서 섣불리 얘기하기 어렵다. 내가 셜록이를 굳이 좋게 해석하려고 하는 것일수도있지만, 수린에게 수린의 오빠를 나쁘게 말하지도 않고 퍽 정중하게 대한 편이고, 죽기 직전에 풀려난 사라에게도 나름 위로를 해 줬고, 몽크푸드 부인에게 태도가 갑자기 변한 것은 이 미심쩍은 상황에서 부인이 남편을 죽은 상황으로 만들려고 하는 정황을 포착한 때이다. 3편의 인질들에 대해서는 어차피 시간안에 죽지는 않을테니 폭탄을 감고 있는 공포의 시간이 한두시간 늘어나도 어쩔 수 없지의 태도를 취한 것은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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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캐스트너

    제가 이거 에피소드를 1편만 봐서 다른 데는 코멘트를 못하겠고,
    왓슨의 실탄 발사와 홈즈의 범인 막판 고문 장면만 이야기하자면 그 장면이 바로 BBC 셜록이 굉장히 신선하고 잘 만든 작품이긴 하지만 결국 여기 홈즈와 왓슨은 우리가 아는 홈즈와 왓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개티스와 모펫이 원작 캐릭터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잘 업데이트하긴 했죠. 그런데 홈즈와 왓슨의 캐릭터를 구성하는 많은 부분은 그들이 19세기 영국 신사이기에 따라오는 특성들이거든요. 정전에서 홈즈와 왓슨은 폭력적 수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두 사람이 총을 쏜 적은 다섯 손가락에 안 들어오고요 사람을 죽인 것은 딱 한 차례 템스 강 추적 장면에서 통가에게 총을 쐈을 때죠. 물론 그 경우는 정당방위고요) 등을 뒤로 돌리고 있는 사람한테 총을 쏜다거나 고문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죠. 두 사람이 초초 고결한 성자 같은 캐릭터라서가 아니라 그냥 자기 명예를 아는 영국 신사라면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거니까 그런 거죠. 두 사람은 그 시대가 두 사람에게 요구하는 행동 양식(code of conduct)을 따르고 있을 뿐이에요. 그렇지만 아마 그런 ‘신사답게 처신하는(gentlemanly behavior)’ 모습을 21세기 홈즈와 왓슨에 반영하면 그야말로 현실과 붕 떠버린 천연기념물 캐릭터가 되어버릴 거예요. 결국 19세기 신사로서의 특성을 잘라내고 21세기로의 업데이트 과정을 거치면서 더 크게 희생된 쪽은 전 홈즈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요, 신사다운 특징이 빠져버린 컴버배치의 홈즈는 그냥 철저하게 ’21세기 기크’ 캐릭터입니다. 그나마 프리먼의 왓슨은 원작 캐릭터와의 일관성(integrity)이 더 유지된 편이죠.

    왓슨에 대해서는 그래도 건너편 건물에서 본 데다가 반쯤은 홈즈에게 가려져 있어서, 예를 들면 흉기로 홈즈를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홈즈의 고문 장면은 정말…ㅠㅁㅠ
    사실 원전에서, 둘에게 살해된 유일한 인물이 통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결국 ‘백인신사’였던 도일의 한계가 아니었나 싶어요. 총격전이 끝나고 왓슨이 독침이 배의 기둥에 박혀 있었다고 정당방위를 좀 더 강화해주긴 합니다만, 베스커빌의 개에서 세르단은 사고사시켜 주잖아요. <- 이 정도의 해석이 제가 받아들이는 현대적인 해석이고요ㅎ 컴버배치의 홈즈도 종종 정중할 때가 있습니다만 신사는 절대 아니죠. 근데 '21세기 기크' 캐릭터들이 또 빚지고 있는 캐릭터가 홈즈라는 점에서 재밌기도 해요. 근데 원전의 왓슨이 처음에 기본적인 (신사의)정의감으로 홈즈의 수사현장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면, 프리먼 왓슨은 전장의 긴장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 시작했다는 해석은 참 현대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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