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가 끝나는 걸 보는데 나야말로 WHAT!!!!!!!하고 외치고 싶은 기분=_=
어느날 갑자기, 한날 한시에, 인류는 불사가 되었다.
착상은 대단한데 대단한 착상만큼 집중해서 이야기를 풀어내지는 못한 기분이다. 이 기적에 대처하는 인류가 우왕좌왕하듯이 말이다.
+ 캐릭터나 플롯이 많이 낭비된 느낌
적정한 캐릭터가 사건을 이끌어가고 그런 것들이 모여서 플롯을 짜임새있게 만들면 좋을텐데, 시즌3처럼 에피소드 5,6개로 하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중반에 토치우드에 새로 합류한 의사 베라가 수용소의 비리를 파헤치러 들어갔다가 살해되는데, 물론 중요한 사람도 어이없는 사고로 죽을 수 있는 거지만 베라 정도의 비중을 가진 인물이 단지 이런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죽어버리니까 참 캐릭터 낭비하는 느낌. 미성년자 간강살해로 사형을 선고받고, 사형이 집행되던 중 미라클데이가 진행되어 살아남아 미라클데이를 상징하는 인물로 잽싸게 자리를 옮긴 오스왈드같은 인물은 비중이 엄청나게 커졌다. 안젤로의 손녀는 잭을 데려오기 위해 그웬의 가족을 인질로 잡고 그웬의 외계인 렌지까지 이용해서 그웬을 협박하는데 참 비경제적인 상황. 자기 말대로 미라클데이의 발생을 지켜본 사람이 있다고 하면 잭은 자기 발로 걸어갈 테니 한 회분은 그냥 오오 이게 뭘까로 낭비한 기분. 재난에 직면한 정부기구의 비인간성과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집행하는 관료들을 지켜보는 섬뜩한 경험도 지나치게 다양하게 묘사되는 기분도 든다.
전반적으로 이러니 시즌이 정리가 안 되는군, 5,6개의 에피소드로 깔끔하게 끝내지, 하는 아쉬움.
+ 오웬은 살아 있을까 죽었을까
잭을 봐도 마찬가지지만 시즌2에서 오웬이 죽었다가 살아났을 때부터 ‘살아있다’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뭐 대사활동을 지속해서 개체를 유지하고 블라블라하는 학술적인 의미로도(아직 논쟁중이라고 하지만), 오웬은 움직이고 외부 환경도 인지할 수 있긴 하지만 음식물을 먹어도 소화시킬 수도 없고(이건 미라클 데이의 사람들과는 좀 다르군. 렉스도 오스왈드도 먹고 마시는 데는 지장이 없었던 것 같은데) 대사를 하지 않으니 체온이랄 것도 없고 숨은 안 쉬지만 목소리는 나오고… 뭘까=ㅂ=
시즌2 피날레에서 오웬은 몸이 분자단위로 해체되어 죽음을 맞이하는데(ㅠㅠ) 몸이 없으니 자극을 인지할 수도 없고 외부와 소통할 수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는데 의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어디 남아 있을까 궁금하긴 했다(…) 몸이 죄다 불타고 머리 약간만 남아 있어도 눈을 깜박이는 미라클데이의 사람들은 살아 있는 건 살아 있는 거겠지만;; 이런 순간까지 몇몇 사람들은 몇층 이상의 높이에서 떨어지면 의식이랄 것이 안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실험을 계속하는데 뭔가 참 대단한 듯. 닥터의 어조로 읽어주시라.
확실히 죽음이 무거운 것이 아니고 이리저리 주물러 볼 수 있는 무언가가 되니 생각의 범위가 넓어지긴 하는 것 같다=_=
+ 토치우드 다음 시즌이 가능할까. 즉 토치우드는 계속될 수 있을까.
외계인에게 대비하기 위해 빅토리아 여왕 시절에 설립되어 경찰이나 정부와도 관련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는 토치우드는 그러나, 시즌3 초반에서도 시즌4 초반에서도 살아온 기나긴 세월만큼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남자 잭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의 부수적인 피해로 처리되어 버린다. 두번이나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데 토치우드가 과연 다시 운영될 수 있을까? 뭐 시즌3, 시즌4에서 보여지듯이 잭의 비자금=_=으로 당분간 운영할 수 있다고 해도 그런 비상상황이 세 시즌 넘게 지속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뭐 서로가 언제든지 뒤통수 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운영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즌1, 시즌2의 우리 토치우드거든? 으쓱으쓱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그리운데 그렇게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나. 솔직히 잭만 남아 있다면 모른 척 하고 기지 재건하고 새로 대원 모아서 운영한다는 시나리오가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오래 살아온만큼 무서운 남자 잭.
+ 영웅을 숭배하는 소녀 그웬
쓸데없이 플롯을 낭비했다고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그웬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잭을 납치해 가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좋았다. 잭 때문에 오로지 잭 때문에 토치우드에 들어가고 고생과 즐거움과 인간 세상의 온갖 추악한 모습은 다 구경하고 시골에 숨어 살고 다시 돌아온 잭 때문에 미국까지 끌려가서 고생하고 가족은 납치되고 그래서 잭을 납치해서 서로 그렇게 악다구니를 써도, 잭은 그웬의 영웅이다.
사건현장을 점령하고 비를 맞으며 정신나간 놈처럼 중얼거리는 모습으로 처음 마주쳤을 때부터 자기 손으로 납치해서 악당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까지. 세상에 모든 것은 다 알고 있는 것 같고 풀지 못할 문제는 없을 것 같은 환상은 깨어졌지만, 혼자 두고 다닐 수가 없다고 폼나게 등장해도 헬리콥터 해결해야 하는 건 자기자신이고 나 다쳤는데 안 나아, 하는 바보같은 상담도 해 줘야 하고 혹시나 죽을까봐 더 신경써줘야 하고 결국은 납치해서 누구인지도 모를 악당을 기다리고 있는 그런 순간까지, 끝내 당신을 자살하게 할 수는 없다며 자기 손으로 잭에게 방아쇠를 당기는 그런 순간까지.
– What’s the most beautiful thing you’ve ever seen? Just tell me, anywhere in the Universe.
– I saw a firebird once. a tiny little thing, even smaller than a hummingbird. Literally made of fire. It only lives for a minute. It blazes different colors and sings. It gets so bright you have
to close your eyes. And when you open them, it’s gone. But the image stays behind your eyelids for longer than it was 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