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멧닭에게 감탄한 부분이
카즈란이나 아비게일이나 그 행성의 현재는 조금도 손대지 않은 채
카즈란의 과거에 (아마도 아비게일에게도) 따뜻하고 즐거운 기억을 조금 넣어준 거야.
카즈란은 그 기억이 있었음에도 마지막 하루를 누릴 때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처음의 현실 그대로 심술궂은 구두쇠로 살아온 거고
아비게일은 그 행성 최고의 부자, 아마도 권력자와 가까운 관계였는데도 하루를 연장할 수 없어서 처음의 현실 그대로 얼음관에 갖혀 있는 거고.
과거로 가면 꼭 뭔가 손대곤 했던 ‘사람’들에 비하면
참 얄밉게도 타임로드다웠다고 할까.
근데 날짜 남은 거 생각하면 아마 일곱 번도 안 되는 날이었을텐데
이레를 바꾼 것만으로 기계가 같은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은 걸 보면
현재란 결국 기억의 총합인 걸까 싶기도 하고.*
아마도 그래서 더욱 조심스러웠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카즈란의 ‘새’ 기억은 다 닥터가 만든 걸까?
정교하게 시나리오를 짠걸까 (멧닭이 아비게일을 보며 당신과 자주 마주치는 것이 우연일까, 하고 중얼거리지)
아니면 그냥 카즈란이 하자는 대로 놀아준걸까
후자인 것 같기도 하지만
전자일 것 같기도 해.
맨날 손이나 팔랑대고 다니고 허풍은 치지만 못미더운 것 같다는 인상을 주지만
결국 그는 닥터니까.
실은 난 시즌 5의 멧닭을 볼 때마다
이넘 5분 조정을 못 했다고는 하지만 미성년자 컴패니언을 데리고 다닐 수 없으니 일부러 12년 늦게 온 거 아냐-_-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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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는 ‘현재란 결국 기억의 총합’을 많이 비틀기도 하지.
역대 닥터는 같은 기억,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다 다른 사람들이니까.
전 이거 못봤어요. 저 좀.. 굽신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