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잡담


하이윈도, 안녕 내 사랑, 빅슬립 / 레이먼드 챈들러
오즈님에게 받은 책들인데 이제야 읽었습니다. 오즈님은 이런 고독한 마초의 세계는 별로라고 하셨는데 저는 퍽 마음에 들어서… 오즈님과 취향이 다르구나 하는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하지만 전 원래 희근이가 3타점을 쳤는데 그날 엠뷔피 인터뷰를 안 했다든가 하는 등 이상한 데서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이니까요 뭐-ㅂ-;;
중얼중얼 웃기지도 않는 싸구려 농담을 하면서 밥벌이를 하고자 열심히 돌아다니는 말로가 꽤 맘에 들더라구요. 여전히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만, 여자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 하드보일드 탐정들의 레테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빅슬립에서 동성연인의 복수를 하는 청년을 조롱하는 것은 좀 마음이 아프더군요. 이것도 아직 작품 초기라 캐릭터의 성격이 다듬어지지 않은 것으로 치고 넘어가기로 했으니 상당히 마음에 들었나봐요.
세권을 한꺼번에 읽어서 그런지 플롯이 헷갈리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부잣집에서 도둑맞은 값비싼 동전이나 불법 도박빚을 해결해달라든지 하는 사소한 일로 시작하는데, 말로는 살인사건을 몰고 다니는지 이상한 예감에 열어보는 집마다 시체가 있더군요.

황태자 인형의 모험/ 엘러리 퀸
괴도가 훔쳐가겠다고 공언한 문제의 물품을 밀실에 꼭꼭 숨겨두고 시간이 지난 다음 자 자물쇠에 아무도 손댄 흔적이 없어, 하며 열어보고는 앗 도둑맞았다!고 하는 소설 꽤 많았죠. 그런 것 읽을 때마다 왜 문앞이 아니라 물건 옆에서 지키지 않은거야 싶은 적이 많았는데, 유리관 안에 넣어놓은 비싼 인형, 결국 도둑맞고 맙니다.
아마 퀸이 크리스마스 단편으로 의뢰받고 쓴 작품인 것 같아요. 서두가 재밌었어요.

사라진 13쪽/ 안나 카타린 그린
요정같은 탐정 아가씨가 등장하는 느낌표가 흩뿌려진 밀실 트릭 소설입니다. 그걸 못 찾아서 탐정까지 부르나 이 사람들아, 하는 생각이 좀 들긴 합니다만.

숨겨 갖고 들어가다/ 리사 스코토라인
추리 소설이라기보다는 육아 소설. 돌쟁이 아기에게 홍차를 먹여도 되는지 몰랐어요.
근데 이 소설의 트릭도 조금 의아한 데가 있습니다. 증인이 청력이 손실되어 해당 증언을 못 들었다면 심문을 태연히 받고 있는 장면이 잘 이해되지 않고, 만약 독순술을 했다면 해당 증언은 이 증인이 가장 잘 들을 수 있었을 텐데요.

배트맨의 협력자들/ 로렌스 블록
밥벌이란 참 고단한 것이지요.

주말 여행객/ 제프리 디버
드럭 스토어를 털려던 사소한 강도질은 어수선하게 살인강도납치질로 변모하고, 예측가능한 범위에서 벗어나버린 사태앞에서 두 악당은 서로 탓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인질 하나. 이 단편집에서 서스펜스로는 단연 최고였어요.

그 여자는 죽었어/ 프레드린 브라운
음… 매우 모범적인 단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치밀한 배경과 인물 묘사, 꼼꼼한 복선, 마지막 장의 반전. 근데 그냥 그랬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원칙의 문제/ 맥스 앨런 콜린스
한번 악당은 영원한 악당ㅋ 나름 재밌게 읽었어요.

힐러리 여사/ 얀윌렘 반 드 비터링
관광객들에게 자기 섬에 대해 얘기해주는 노인의 얘기안에 살인사건이 포함되어 있긴 한데, 솔직히 왜 서스펜스 걸작선에 포함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_-a 뭔가 의외의 복선 안에 다른 진범이 포함되어 있는 건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요.
뉴기니가 배경인데 대도시의 뒷골목이 배경인 ‘그 여자는 죽었어’와 함께 서스펜스보다는 배경의 묘사가 더 흥미로운 단편이었습니다.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원랑
Pax Vovis/원랑

이것도 산지 몇달 되었는데 책이고 뭐고 귀찮아 모드로 몇달 방치해 두었다가 얼마 전에야 읽었습니다.
동인지를 읽다보면 패러디 동인지가 아니라도 다른 책들의 인물들이 한 인물의 변주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 두 책도 그랬어요. 자기파괴적인 주인수와 딱 머슴이 생각나는 주인공. 첫권은 중세 유럽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 배경이고, 둘째 권은 근세 유럽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 배경인데 둘 다 재밌었습니다.
그나저나 요즘은 머슴이라고 하면 진행이 생각이 나요. 가서 홈런 하나 치고 오너라~ 하면 예이~ 하고 가서 치고 올 것 같은 기분
ㅋ 하지만 현실은 허리 부상으로 며칠째 결장일 뿐이고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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