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그렇구나

난 군대 얘기가 왜 그렇게 중요한 건지 몰랐다. 완전 바보아냐;;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군대가 ‘명백한 차별 요소’인 것이로구나. 아 그렇구나. 명백하구나. 사실 ‘가부장제 사회의 남녀차별’이라고 해 봐야 얼마나 애매모호해. 가사 분담? 소득 차이? 사회적 지위나 명예의 차이? 가정에서의 권력의 차이? 다 계량화하기 어렵고 ‘명백한 말’이 안 되어 있는 부분이잖아. 불평등하다는 근거를 갖고 와 봐! 하면 그러니까 내 주위 사람들은 어쩌구, 해야 하는 ‘개인적인 영역’이 되어버리는 부분이잖아. 가사 분담 시간 이라든지 소득 차이 부분은 게다가 개인의 소질과 적성이라든지 능력이라든지와 섞여 버릴 수 있는 부분이고.

하지만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주의자들은 모병제를 지지하잖아. 모 여성주의자가 지적한 대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병제는 명예가 아닌 양극화의 한 지표가 될 테고 군대와 전쟁은 사회 전체와는 분리될테고 그래서 심지어는 침략 전쟁을 부인하지 않는 것도 쉬워질 지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근데 또 모병제 얘기가 나오면 반대하는 사람이 무지 많단 말이다. 우리 나라에 돈이 그렇게 많냐 어쩌냐 하면서. 또 하나 여성이 군대에 가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로 들어가도 꽤나 허무맹랑해진다. 전투병으로 배치가능한가 그렇지 않은가 여성의 배치에 따른 추가 시설의 기준은 어찌할 것인가 이 시시콜콜한 논의안에서 불평등은 그대로 군대 안에서 재생산된다. 그래서 결국 여성주의자의 대답은 ‘평등해지면 군대간다’가 된다. 이 중에 평화주의자는 또 분리되어 나와 다른 대답을 하겠지. 사실 대부분의 여성주의는 평화주의와 겹친다는 것도, 여성주의자들이 군대에 대한 논의를 어려워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아직도, 불평등을 말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깨달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This Post Has 3 Comments

  1. kritiker

    잘 읽었습니다^^;;;
    지금은 과도기같아요. 군대도 장기적으로는 모병제로 갈 계획이 있는 것 같은데, 그 도중에 불거지는 게 사회복무제나 징병제 제대자들에 대한 처우문제…같은데…역시 잘 모르겠어요. 저는ㅠㅠ 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 해도, 제대로 얘기할만한 남자가 거의 없어서…아버지 정도일까요…??

    이런 바보글을 잘 읽어주시다니요;ㅁ;
    그리고보니 국방부에서 구체적인 진행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연구조사사업같은 것 말구… 저도 군대 얘기 할 사람은 없어요;; 남자애들은 있지만 군대 얘기란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라;; 우리 언제 만나서 차 마시며 군대 얘기라도 <-

  2. kritiker

    군대 얘기

    아 이 송구스러운 글의 잔해

  3. kritiker

    으악;ㅂ; 뭔가 주절주절 길게 쓴 것 같은데 뭘 잘못 썼는지 홀랑 날아갔나봐요…ㅠㅠ

    저희집안의 남자아이들도 어지간히 다 군대 갔는데, 그 중 가장 고참인 제 동생 이야기 들어보면 “피엑스 주변 고양이가 내 참치 뺏어먹었어~” 요런 것밖에 없어요. 더 이야기하다보면 심각한 말도 나올 것 같은데, 애가 워낙 착해서(라기보다 제가 얘를 좀 많이 들들 볶다 보니;;) 그런 이야기는 잘 내색을 안 하더라구요. 그렇지만 다른 사촌동생들 이야기 들어보면 또 다를 것 같아요.

    <를 쓰셨나 봅니다. 바보 블로그라 죄송해요. otz
    웃기는 혹은 심각한 ‘추억’으로는 얘기할 수 있는데 더 깊게 얘기하기는 어려운가 봐요. 하긴 심각한 추억도 얘기듣기는 좀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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