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잡담.
1. 동생이 메신저에서 부르는 경우
동생: 언냐
나: 왜
동생: dll파일이 뭐야?
나: …(찾아본다)
동생: 중요한 거 아니지?
나: (검색완료) 참조파일이야. 그거 지우면 프로그램이 안 될 수도 있어.
동생: 허걱
동생: 이름이 이상하길래 지웠는데
나: ㅇ<-<
나: 어디에 있던 무슨 파일인데? 이름 기억나?
동생: …
동생: 거야 모르지.
나: 쯧, 안되면 지가 깔던지 경고 메세지 띄우겠지. 그때 또 물어봐
동생: 응
동생: 언냐
나: 너 또 무슨 사고쳤지?
나: 이번엔 뭘 지웠어!!
동생: 아냐
동생: 이번에 내가 하드를 포맷하고 윈도 새로 깔았어
나: 오오
나: 언냐는 감격스럽다
동생: 근데 음악이 안 나와
동생: 인터넷도 굉장히 느려
나: ㅇ<-< (증상만 듣고는 무슨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사실 봐도 잘 모르지만;;)
나: 전산실같은데 해 주는 사람 없어?
동생: 근데 포맷하면서 너무 많이 물어봐서 미안해서 더 못 해달래겠어
나: …
결국 다음에 가서 드라이버 깔아주고 왔다. 동생이 ‘언냐’하고 부르면 긴장된다;;
2. 동생 얘기 하나 더
동생과 가고 있는데 잡담 끝에 단풍나무 얘기가 나왔다.
나: 일본어로 단풍은 ‘카에데’라고 해
동생: 카에데?
나: 응. 카에데.
나: …
동생: 언니 근데 왜 히죽히죽 웃고 있어?
(…)
3. 기억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기억은 네모진 한옥집의 문간방에 살 때의 기억이다. 집은 작은 안마당을 가운데 두고 칸칸이 셋집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나는 앞집의 또래 여자애와 자주 싸웠다. 그애네 집이 주인집이어서 엄마는 내가 싸울 때면 속상해하셨다. 듣기로는 그때가 네살무렵이다. 집옆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출근하는 아버지를 배웅하던 기억도 난다. 엄마는 동생을 안고 있었고, 난 엄마의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있었다. 아버지는 걷다가 한번 뒤를 돌아보셨다.
아버지는 한번 뒤돌아보셨을 수도 있지만 뒤돌아보지 않으셨을 수도 있다. 여러번 뒤돌아보셨을 수도 있고. 왜 그날 아침이 기억에 남아 있는지도 기억에 없다. 가장 오래된 기억이라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까워 내가 두고두고 꺼내보는 것인데- 나는 그날 아침을 기억하는 것일까 혹은 그날 아침을 되새기는 새로운 기억들을 기억하는 것일까.
아직 어른의 언어를 갖고 못하는 아기들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아직 사람의 말;을 못하는 애들을 보면 그것이 늘 궁금하다.
어렸을 때 봤던 에니메이션 중에(아마 모래요정 바람돌이였던 것 같다) 바람돌이가 어떤 여자애를 기억의 방에 데리고 가는 내용이 있었다. 방에는 유리공이 가득 떠 있었고, 공 안에는 아이가 기억하는 일들이 담겨있다. 아이는 눈높이의 공들을 들여다보며 이건 어제 기억이야, 이건 언제의 기억이야, 하면서 기억을 되새긴다. 그런데 방 아랫쪽의 공들은 거무스름하게 가라앉은 채, 아이가 공을 주워올려 아무리 닦아내도 좀처럼 맑아지지 않는다. 희미한 영상을 들여다보며 아이가 어떤 기억이었는지 아무리 되새기려고 해도, 공은 선명한 기억처엄 투명해지지 않는다. 그게 어찌나 아쉬웠던지.
‘내가’ 겪은 경험이나 감정은 결국 나만의 것일테니까 내가 잊어버리면 그것들은 영영 사라져버리는 것이겠지.
+
금주의 테마에 가장 오래된 기억이 뜨기 전에 쓰기 시작한 포스팅인데, 이글루에서 내 기억을 스캔해갔나(…) 암튼 젼이님 포스팅을 보고 생각이 나서 다시 꺼내쓴다.
이외에도 높은 데에 올려둔 주전자를 잡아당겨서 다리에 화상을 입은 일이라든가 동네 장독마다 비눗물을 부어서 난리가 났던 일이라든가 장롱에서 잠이 들어서 엄마가 울고불고 온 동네를 찾아다니셨던 일이라든가 가위질을 배워서 이불이며 옷이며 동생 머리카락이며 싹독싹독 잘라대던 일이라든가 엄마랑 시장에 갔다가 엄마를 잃어버렸는데 역시 엄마는 울고불고 온 시장을 돌아다니셨다는데 난 엄마가 흘리고 갔던 그 자리에서 시장 구경을 하고 있었던 일이라든가 집에서 태어난 동생에게 빵을 줘서 동생(그러니까 신생아)이 소리도 못 내고 울던 일이라든가…는 기억나지 않는다.
4.
안경을 바꿨다. 다시 검정테로 회귀. 계속 검정테만 쓰다가 지난 번에는 나도 분홍색 안경테를 써 보겠어!! 하고 바꿨는데, 역시 검정테쪽이 나은 것 같다. 게다가 몇년 지나고서는 칠이 벗겨져서 은색 안경테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보니 꽤 오래 쓰긴 했구나.
5.
11월 11일쯤 시간들 어떠세요? 악타상 책도 그때쯤에는 올 것 같고(희망사항) 토요일이고 서코도 있다고 하던데요.
6.
지난 일요일에 엄마랑 어린이대공원에 갔다가(…) ‘오즈의 마법사 놀이터’ 를 발견했습니다.
멀리 아기사자님도 계시더군요. ^^

7. Sendoh number♡
이번에 한화의 류현진 선수가 MVP와 신인상을 받았는데요. 시즌 내내 별명이 ‘괴물 루키’였습니다. 들을 때면 늘 우리 루카와도 프로에 데뷔하면 저런 별명이 붙지 않을까♡싶어서 역시 히죽히죽 웃었어요.
히죽히죽… (;;;) 어쩐지 상상이 되고ㅋㅋ
11일 저는 괜찮을 것 같아요. 책 빨리 오면 좋겠네요//////
마법사의 놀이터엔 무엇이 있던가요…?()
엇 저도 11일엔 시간이 되..는 것 같긴한데 부끄럽고 민망하기도 하네요 헉헉(..) 면목이 없다는 표현은 이럴때; 어느새 루카와의 달, 잘 지내고 계시죠? ^_^
사실 요즘 알바중입니다.크하핫;; (그럴리가 없잖아=.=)
어린이대공원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워낙에 놀이기구를 좋아하는지라 꿈과 모험의 시간이라는 말을 철썩같이 믿어버리거든요(..)
어느새 cain 님 댁에 들른지가 ….
11월 이군요…저번 포스팅에도 썼지만, 이번엔 카에데 사진 한장이라도 올릴수 있을까요…11월 11일. 마음만은 cain님 대각선 자리입니다.
토요일이라면 퇴근길에 잠시 책을 받으러 들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ㅁ^
야구는 잘 모릅니다만 일전에 지하철 무가지에서 그 신인선수에 대한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나네요. 금년 MVP후보로 거론되고 있었죠. 저도 왠지 루카와를 떠올리며;; 이 사람이 MVP 됐으면 좋겠다~하고 생각했는데 정말 돼버렸네요>_<
동생분…어쩐지 동생이 군대가서 모든 걸 혼자 해야 하는 제 처지가 떠오릅니다-_ㅠ (실은요, 저도 바이러스 검사하다가 하도 많이 걸려서-400개;ㅇ;- ‘걍 다 삭제해주쇼’ 설정했거든요, 그리고 나서 컴터가 완전히 아작났어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