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쿨핫, 준휘

‘정상’이란 단어는 ‘머리수가 많다’는 의미라는 거, 알고 있냐?
그러니까, 그 ‘제대로’ 된 게 누구한테 맞춘 거냐고. 많은 쪽 아냐.
소수가 없으면, 다수란 개념 자체도 없어.
그리고 소수는 있어왔으니까- 그 존재 역시 충분히 ‘자연스럽’지.
어차피 세계의 구성요소 중의 하나야.
진짜 중요한 것은 그들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나머지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

‘확실한 것’?
–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통하는 거 말이야.
그런 거 없어.
– 확실해?
나에게는. 그리고 그거면 난 됐어.

…내 안에 있는 맹목성을 알고 있다.
단지 원하는 것-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따라 움직이는 침착하고 집중력 강한 야생 동물.
철저하게 스스로의 우선 순위에 따라 행동하는.

…경계선이 있는 것은, 편리하다.
그러나 정말로 자신에게 솔직해지려 하면-
모든 것이 모호해지고, 뒤섞이기 시작한다.

…어떤 무언가가 자신에게 있어서 ‘대체 불가능’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얼마나 소름끼치는 경험인가.
다른 어떤 것으로도 그 존재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일단 알게 되면-
세상은, 다시는 그 우중충하고도 편안한 색조를 회복해 주지 않는다.
알고 있다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아주 순식간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 버리는

그 무시무시한 변모.

마음에, 구멍이 뚫려 버린 거다.
앞으로도 끈질기게 존재할, 내부 어딘가의 텅빈 공간.

자족의 행복한 황금시대는 끝났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꽤 여러 가지 이름으로 지칭하지만-
난… 그걸 뭐라고 이름붙여야 할지 아직 알 수가 없다.
확실한 것은-
거부할 수 없다는 것.
부인할 수도 없다는 것.
그리고 아마도… 결코 포기할 수도 없을 거라는 것.
다만 지금은, 그저 손을 놓고 가만히 서서- 되어가는 것을 바라 볼 뿐이다.

저항하지도 않고-
매달리지도 않으며.
그것도 꽤… 나쁘지 않다.

트랙 5에서의 준휘의 나레이션입니다. (조금 틀릴지도 몰라요;;) 쿨핫의 캐릭터들도 다들 하나같이 사랑스럽지만 (나중에 정지환의 트랙도 나온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거든요.ㅡ.ㅜ) 저는 준휘를 엄청 귀여워했어요. (뭐 제가 귀여워해봐야 별 소용없지만;;) 내가 신경쓰는 부분에 한해서야, 라겠지만 애가 어찌나 생긴 것 답지 않게 예민하고 섬세하고 집요한지 감동을 넘어 싸아할 지경이었어요. 그런 준휘의 일면을 보여주는 나레이션. 트랙 4 말미의 그 음반에 대한 나레이션도 예쁘지만 이 나레이션들도 좋지요. ^^ 특히 첫부분 정상/비정상에 대한 대화는 굉장히 준휘다우면서도 그 당시 준휘의 심경을 조금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아해요. 정상/비정상에 대한 설명 자체로도 훌륭하구요.
이렇게 사랑스럽고 ‘대체 불가능한’ 만화를 더이상 볼 수 없다니 슬픕니다. ㅠ_ㅠ

* 레이님의 리뷰에 트랙백 보냈습니다.

This Post Has 4 Comments

  1. 9

    앗 이것은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은 부분의 트랙 5인가요… 단행본으로 나온 것 중에는 보지 못한 나레이션 같아서.. 저는 저 한참 뒤의 선우람 트랙을 기대했었어요 선우람 같은 캐릭터는 사실 연구대상이잖아요…..; 각 트랙리스트도 궁금했었고 말이죠..

    Cain님 말대로 ‘대체 불가능한’만화-딱이예요 저도 슬픕니다..ㅠ_ㅠ

  2. Cain

    네. 단행본으로는 나오지 못하고 예전에 코투에 연재되었던 선우람-준휘 트랙입니다.ㅠ_ㅠ 연재분이라도 단행본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쿨핫 트랙은 아래와 같습니다.

    TR.01 GET IT ON (BANG A GONG) -T.REX NAR. 루다

    TR.02 PAINT IT BLACK -ROLLING STONES NAR. 동경

    TR.03 LET IT GROW -ERIC CLAPTON

    TR.04 TILL THERE WAS YOU -BEATLES MAIN. 루리+재련

    TR.05 IF I FELL -BEATLES MAIN. 준휘+람

    TR.06 IT’S A MAN’S MAN’S MAN’S WORLD -JAMES BROWN

    TR.07 BORN UNDER A BAD SIGN -CREAM MAIN. 성환+재환

    TR.08 SUMMERTIME -JANIS JOPLIN 동경+태희

    TR.09 EVERYTIME YOU GO AWAY -DARYL HALL & JOHN OATES

    TR.10 STAND BY ME -BEN. E. KING 이오+루다

    TR.11 DON’T STAND SO CLOSE TO ME -POLICE NAR.람

    TR.12 (JUST LIKE) STARRING OVER -JOHN LENNON 루다?

    * 출처는 시진동

  3. 9

    꺅 트랙 리스트를 보니 아쉬움이 더욱 미친듯이 올라온다는…orz

    무려 이오와 루다의 트랙도 있군요(쓸쓸…)

    리스트를 보여줘서 고마와요~ :D

  4. Cain

    네. 트랙리스트를 볼 때마다 더 쓸쓸해져요.ㅡ.ㅜ 이오와 루다 트랙도 빠질 수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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