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발장

* 바리케이트에 등장

마리우스는 이제 아무것도 자신을 감동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죽어야 할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자 온 몸의 피가 심장으로 역류했다. 그때까지도 창백해져 있던 그는 더욱 새파랗게 질렸다.

그는 자기에게 미소짓고 있는 다섯 사람쪽으로 갔다. 그들은 모두 테르모퓔라이의 역사 이야기에서 볼 수 있었던 저 불꽃을 눈에 가득 담고 그에게 외쳐댔다.

“나를! 나를! 나를!”

마리우스는 어처구니없어 그들을 세어 봤다. 역시 다섯 명이었다. 이어서 그의 눈길은 네 벌의 군복 위에 떨어졌다. 그 순간 다섯 벌째의 군복이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듯 다른 네 벌의 군복 위에 던져졌다. 다섯 번째의 사나이는 구출된 것이다.

마리우스는 눈을 들었다. 포슐르방 씨가 보였다. 장 발장은 방금 바리케이드 안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 바리케이트 참가자 중 가족이 있는 사람을 국민군 군복으로 위장하여 돌려보내려고 하는데(다 죽을 거 알고 있으니까…) 추려보니 사람은 다섯 명인데 군복은 네 벌인 상황. 그 위에 한 벌의 군복을 던지며 장 발장 등장. 어지간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히어로를 뺨치는 등장입니다.

– 테르모퓔라이의 역사 이야기. 영화 300에도 묘사된 페르시아의 두번째 그리스 침공. 스파르타 왕이 이끄는 약 1500~2000명의 군대가 페르시아의 1만여명을 막다가 대부분 전사했으나 아르테미시온 연합군은 그 사이에 후퇴하고 전열을 가다듬어 몇 달후에 페르시아군을 격퇴함.

* 옛날 밀렵자의 솜씨와 1796년의 유죄선고에 영향을 미친 저 확실한 사격

그러한 그가 앙졸라의 명령을 듣고 일어섰다.

군중들이 샹브르리 거리에 모여들었을 때 한 노파가 총알이 날아올 것을 예상하고 짚요를 창문 앞에 내걸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 창문, 고미다락방의 그 창문은 바리케이드의 조금 바깥쪽에 있는 7층 건물의 지붕 위에 나 있었다. 요는 가로놓였는데, 밑은 두 개의 바지랑대로 받치고, 위는 동아줄로 양쪽을 매달았는데, 멀리서 보아 두 가닥의 끄나불인 듯한 그 동아줄은 고미다락방 창틀에 박은 못에 붙들어 매어져 있었다. 공중에 그 두 가닥의 줄은 머리카락처럼 가늘게 또렷이 보였다.

“누가 이연발의 기총을 빌려주게나.” 장 발장은 말했다.

때마침 자기의 기총을 재고 있던 앙졸라는 그것을 내밀었다. 장 발장은 고미다락방을 겨누어서 발사했다. 요의 밧줄이 한 가닥 끊겼다. 요는 이제 한 가닥의 끈에 걸쳐 있을 뿐이었다. 장 발장은 두 발째를 쏘았다. 두 번째의 동아줄은 고미다락방의 창유리에 퉁겼다. 요는 두 바지랑대 사이를 미끄러져서 길 위에 떨어졌다.

– 1795년 빵을 훔친 장 발장은 1796년 5년형을 받는데, 소총을 갖고 있었고 가끔 밀렵을 한다는 혐의도 불리하게 적용됩니다.

* 빗나가지 않으면서도 사람을 죽이지 않는 사격

소방병 하나가 높은 굴뚝에 기대서서 이쪽을 엿보는 모양이었다. 그 눈길은 바로 위에서 바리케이드 안에 똑바로 부어져 있었다.

“이거 귀찮은 감시병인걸.” 앙졸라가 말했다.

장 발장은 앙졸라의 기총을 돌려주었으나 자신의 소총을 가지고 있었다.

한 마디 말 없이 그는 소방병을 겨누고, 그리고 1초 뒤에 철모는 총알에 퉁겨 요란한 소리를 내며 길 위로 떨어졌다. 놀란 병사는 허둥지둥 사라졌다.

두 번째 정찰자가 그 자리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장교였다. 재빠르게 다시 총을 잰 장 발장은 그 새로 나타난 적수를 겨누어 장교의 철모를 병사의 철모가 떨어진 곳에 퉁겨 떨어뜨렸다. 장교는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총총히 물러갔다. 이것으로 이쪽의 충고가 통한 셈이다. 다시는 아무도 지붕 위에 나타나지 않았다. 상대는 바리케이드를 살필 것을 단념했다.

“왜 그 사나이를 죽이지 않았나요?” 하고 보쒸에가 장 발장에게 물었다.

장 발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보쒸에는 꽁브페르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저 사람은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

“사격으로 호의를 나타내는 사람이야.” 하고 꽁브페르는 말했다.

– 프랑스군은 1832년에 철모를 썼나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원문에는 그냥 casque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다른 번역본은 투구라고 되어 있기도 합니다.

– 소심한 보쒸에와 사람 좋은 꽁브페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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