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시즌 2

셜록 시즌 2는 영화 셜록 홈즈와 비슷한 이유로, 하지만 반대로 실망스러워요.
영화의 경우는 1편에서 원작과 너무 엇나가서 아예 기대치를 낮추고 그냥 이 영화 설정에서 즐겨야겠다 싶은 마음이 든데다가 1편보다는 2편이 그래도 원작과 비슷해서 나름대로 만족스럽게 볼 수 있었는데요. 드라마는 시즌 1을 워낙 잘 봐서 기대치가 높았는데 드라마 자체는 시즌 1보다는 더 원작에서 멀어졌죠.
뭐 원작의 홈즈가 설령 강령술을 배우고 있어도 원작은 원작의 아우라가 있는 법이고
2차 창작의 홈즈가 아무리 원작과 닮았어도 그건 그저 ‘닮은 것’일 뿐이라 제가 원작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건 어차피 ‘저의 홈즈’와 닮았다고 느끼는 것일뿐이지만요.
그래도 어느 분의 표현을 빌리자면 초딩같은 탐정은 좋지만 초딩인 탐정은 곤란하지 않습니까…OTL

셜록은 시즌 2에서는 과시한다는 비난을 많이 받습니다. 1편에서는 형에게, 2편에서는 존에게, 3편에서는 급기야 공적인 자리에서 판사에게 그런 비난을 받는데(판사 나랑 싸우자)
작가진은 2편까지의 갈등구조에 모리어티라는 외부 요인도 있지만 그 원인이 내재적으로 존재하는 게 세련되었다고 생각한 거겠죠. 셜록이 택시에서 본 영상은 모리어티 때문이 아니라 셜록 자신때문에 몰락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폅니다.(뭐 모리어티는 그렇게 주장하고 싶은 거겠지만 참으로 친절하게도 그런 시점에서 그런 영상이나 보여주는 이유는 셜록에게 설명하기 위한 건지 시청자에게 설명하기 위한 건지 참으로 친절하기도 하죠. 빈정빈정. 게다가 그런 수상쩍은 영상을 멍하니 보고만 있다가 그저 마음이 혼란스러워져 택시 기사에게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고 내려버리는 셜록이라니 작가 나랑 싸우자. 게다가 내린 다음에 기사에게 달려드는 건 도대체 어느 나라의 셜록이냐) 셜록을 제거하려는 모리어티의 음모때문만 아니라 과시하게 좋아하는 셜록의 성격 때문에 예정된 결말이라는 거죠.
그래서 셜록은 시즌 1때보다 더 괴팍하고 어린애같은 성격으로 묘사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캐릭터의 일관성도 갈등구조 앞에서 희생되어 버렸죠. 세련되고 화려한 드라마의 만듦새를 위해 시즌 1 같은 재기발랄한 맛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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