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듀게에 올라온 책 추천글을 보고 생각난 책들이에요.
* 이미지가 가득한 동화:
동화를 많이 안 읽어본 탓도 있겠지만 회화적인 동화라면 ‘닐스의 이상한 여행’과 함께 안데르센의 동화들이 막 생각합니다. 안데르센의 잘 알려진 동화들 외에 소품같은 것도 꽤 많은데, 정말 아름다운 동화들이 많이 있거든요.
영화 기담을 보면 병풍이 열리면서 계절이 바뀌는 시퀀스가 나오는데 참 아름답지요. ‘딱총나무 아주머니’에도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딱총나무 차가 든 주전자에서 나온 여자아이가 재잘거리는 얘기에 맞춰 계절이 바뀌면서 덴마크의 사계를 묘사하는데 정말 굉장히 아름다워요. 이것보다는 속도가 조금 느리지만 ‘세월의 이야기’도 계절이 바뀌는 이야기를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전 안데르센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안데르센 전기를 읽어본 분의 포스트를 본 적이 있는데 선하다기보다는 그다지 친구로 사귀고 싶지 않은; 아이러니한 점이 많은 사람이었나 봐요. 하긴 그러니까 이렇게 풍부한 얘기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열등감이 선명하게 그러면서 아름답게 드러난 작품들도 많이 있지 않나요. 그 못생긴 오리 새끼의 이야기도 그런 얘기고요.
* 논픽션
논픽션이야 하두 많이 나오고 종류도 많고 해서 걍 논픽션이라고 하는 것이 우습긴 합니다만;;
우선 콘티키. 전 모험을 주제로 한 책들 중에서 이 책만큼 재밌는 책을 본 적이 없어요. 역시 책을 많이 안 읽어본 탓도 크겠지만;; 폴리네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남아메리카에서 뗏목을 타고 해류를 따라 건너간 사람들이라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그 시절로 추정되는 시대의 방식으로 뗏목을 만들어, 이 주장에 동조하는 여섯 명의 사람들이 뗏목을 타고 페루에서 폴리네시아까지 넉달을 들여 남태평양을 건너가는 이야기입니다. 얘기만 들어도 재밌지 않나요. =ㅂ= 어 그거 재밌겠다 하고 여섯 사람이 모여서 어찌어찌 뗏목을 만들고 출항 허가도 받았는데 두 사람은 지각해서 연안에서 갈아타고 뗏목을 타고 가다 태풍도 만나고 물고기도 만나고 하면서 폴리네시아까지 가요. 처음의 우려와는 다르게 격리된 넉달동안 폭동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큰 갈등도 없었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도 없었습니다. (혹시 작가가 생략한 걸까…;)
그리고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이건 팔로마 산에 있는 헤일 망원경과 그 주변의 천문학자들 이야기에요. 망원경이 만들어지고 이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매일 관측하고 고장난 것도 고치고 또 관측하고 연구하고 그러는 얘기에요. 콘티키만큼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차근차근하니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