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캐릭터와 실제로 책속에 구현된 캐릭터가 일치하는 것도 꽤 어려운 노릇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슬램덩크에 나오는 명정 공고의 김판석은 작가가 거듭 대단한 선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책을 꼼꼼하게 읽다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것 처럼요.
마이클 클라이튼의 잃어버린 세계를 쥬라기 공원을 읽은 지 십여년도 지난 지금에야 읽었는데, 작가가 얘기한 ‘오만하고 똑똑하고 충동적이고 부자인’ 레빈은 그냥 징징대는 어린애로 보였습니다(…) ‘페라리를 끌고가다 사고를 냈다’는 대목도 레빈이 충동적이고 부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으로 넣은 것 같은데 어찌나 생뚱맞은지. 쥬라기 공원에서 말콤의 죽음은 나도 정말 안타까워하던 부분이지만 죽은 사람을 ‘잘’ 살려내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운 일 같습니다. 작가도 애정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잃어버린 세계의 말콤은 쥬라기 공원의 말콤의 동생인가 봐요(…) 게다가 책의 첫머리는 진화와 멸종, 혼돈의 가장자리와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논쟁으로 근사하게 시작하지만 이슬라 소르나는 잃어버린 세계는 아니고 잃어버린 공장이잖아요. 루카와를 죽이는 모모님께 찾아가 감상이랍시고 다시 살려내라고 징징대는 것은 그만해야겠어요(…)
음, 이건 반성을 빙자한 흉보기인가; 암튼 책의 전반에 걸쳐 하나의 인물을 구축하는 일은 대단한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렸을 때는 동화책이나 세계명작만 읽어서 몰랐나봐요. 세계명작전집에 늘 들어가는 책들은 다 이유가 있었던 거에요.
어머 그리고보니 10월 10일이네요. 하나미치데이에요 >ㅅ<~
저는 보면서 젤 열받았던 캐릭터가 풀하우스의 엘리 지였어요! 이글이글 똑똑하고 당당하고 멋지다는 설정이었는데 전혀 똑똑하지도 않고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고 멋지지도않고 당당한게 아니라 뻔뻔하고 우유부단하기가 이를데 없고-.- 하는짓은 어찌나 얄미운지! 이글이글이글(불타오르고있다)
그리고 냉정하게 보면 라이더도 쫌…-.- 쪼잔하고 그런게 보여서.. 훔훔 처음에는 라이더가 꽤 나른한 것처럼 나왔는데 엘리 때문에 망가진 것 같아서(라고는 쓰지만 망가졌다고 확신;) 엘리가 더욱 싫다는… 흠흠 하여간 엘리 지는 저에게는 최악의 캐릭터였어요-.-(활활활~~♨)
루카와 죽이는…… 에서, 제법 혼자 많이 찔려하고 있는 즈() 저도 엘리 지가 진짜 싫었어요!orz 똑똑하긴 개뿔… 막 이러면서 봤다능…으하하;
작가가 구현하는 캐릭터가, 독자에겐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라는 걸 알았을 때, 그 당연함에 놀라(?;) 절필의 유혹을 많이 받았던 저로서는 공감이 가면서도 두려움에 떨게 되는(?) 이야기군요 으허;ㅁ;
마이클크라이튼의 강점은 인물이라기보다는 손을 못떼게하는 생생한 현장감이랄까요. 그래서 영화화도 많이 되는것 같구요. 얼마전에 그 사람 신작(?) 넥스트를 읽었는데 이게 너무 재미있어서 며칠간 손에서 못떼다가 결국 밤새서 다 읽고 폐인되서 학교갔다는(..) 시간나시면 한번 읽어보세요.크크;(이게 왜 뒤늦은 홍보;;)
대신 패러디 작가는 편애하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에 눈이 멀어 인물 설정을 넘어서 간혹 스토리 전체를 갈아엎는 사태가… (퍽)
전반적으로 풀하우스는 여러 면에서 좀 마음에 안 들었는데, 어쩌다보니 구입한 권수는 꽤 되더라구요. (…사실은 그래서 더 울컥;) 원수연 씨가 직접적으로 언급을 했는지 어쨌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엘리 지, 라는 인물 자체가 상당히 박학다식(?)하면서 깨어 있고… 뭐랄까, 전반적으로 사랑스러우면서 당차고 똑똑하다, 라는 분위기를…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이게끔 막 드러내지 않아요?; 정말 지금 생각해보니 집도 그렇게 어이없게 뺏기고orz 남들 다 멋있다고 넘어가는 남자 앞에서 혼자 큰소리 치며 뻣대는 게() 당당함이라는 것이었는지….
랄까, 왜 제가 흥분을;; (쿨럭)
하지만… 렛다이는. 그래도 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아요:D 물론 지금 보면 또 모르겠지만요 아하핫;
왠지 풀하우스로 떡밥을 던진 기분이^^;;
저는 풀하우스 다 있는데….- -; 심지어 어떤 권은 잘못사서 두권이라는-.-
엘리 지는 심지어 직업이 시나리오 작가였는데(어린 나이에 볼 때 상당히 있어보였음. 게다가 나이도 어린데 옥스포드 나온 설정이었다구요!),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도 하고 시나리오도 끝내주게 썼다는데다가 처음 기자들 앞에 나서서도 당황하지 않고 우아하며 당당하게 인터뷰도 해내는 장면도 있었고 등등.. 그랬는데 인터뷰의 내용을 보면 영~ 깔끔하지도 않고 정곡을 제대로 찌르지도 못하는 등의 허술한 면모가 보이죠. 게다가 언론재벌분이 그녀의 지적인(…)모습에 반하셔서… 허허허허허허
근데 렛다이는 1권은 정말 충격적이었는데(너무 충격을 받아서 우울해졌었지요) 갈수록 참 별로여서 결국 결말도 보지 않게 되었죠.
그러고보니 마스카도 아사렐라가 꽤 분통 터질법한 캐릭터로 갔었네요.하하하..
전 엘리지도 싫지만 아사렐라는 더 싫다능…/까칠()
다 남캐가 아까운 작품들이었어요ㅋㅋ
라이더가 그런 공식을 좋아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orz 꺼내기 귀찮아서 확인을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쿨럭;
렛다이는… 사실 좋다고 말하기엔, 지금 기억나는 건 아무것도 없어서 민망; 전체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도 있었고 많이 깨는-_- 부분들도 있긴 했지만, 완결까지 다 읽고 딱 덮었을 때, 어딘가 그 속에 있었던 다이와 제희의 독백들이 잔잔히 울려와서 꽤 오래도록 상념에 잠겨 있어야 했다는….
예전에 샀던 풀하우스 몇 권은 친구한테 줘버렸었는데, 완결까지 몇 권 더 산 건,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그림 참고용이나 하자, 라면서 남겨뒀던 것 같아요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