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 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This Post Has One Comment

  1. 나르

    … 어쩐지 대만이(이럴 때는 대만이;)가 생각나서…;ㅁ; 쿨쩍…ㅠㅠ (괜히 ‘흐르는 강물’ 이라면 죄다 이런 반응을;;)

    나르님 댓글보고 흐르는 강물에서 대만이가 왜? 하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제가 에니메이션 방영될 때 안 봐서 금방 생각이 안 났나봐요. 몇편 다운받아 두기는 했는데 이상하게 영상은 잘 안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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