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 논란

1. 예전의 다른 ‘~녀’ 논란과는 조금 다르게, 다른 사람의 눈에 잡힌 하나의 장면이 아니고 어떤 살아가는 방식, 혹은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전반에 대한 논란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이런 논란들은 여성에게 (‘~남’ 논란이라는 것은 없으니까) 일종의 자기검열을 강제하게 될 것이다. 당장 밸리에 빕스 사진 올리는 사람들도 많이 줄은 것 같다. (재밌게 보고 있는데. 흑;)

약 십여년 전 미국의 온라인 상황이니까 지금과 같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남성들로 이루어진 온라인 공간에(최초 온라인 공간은 어차피 주로 남성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니까) 여성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환영을 받는다. 하지만 여성 비율이 30퍼센트를 넘어가면 남성들은 여성들이 너무 많아졌다고 느끼고 여성 이용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공격받은 여성 이용자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후퇴하고, 여성 이용자 비율이 다시 30퍼센트를 훨씬 밑돌면 온라인에서의 논쟁은 다시 잠잠해진다. …라는 보고내용을 예전에 읽었는데 무슨 보고서인지 기억이 잘;
이렇게 보면 ‘된장녀’ 논란은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비난이라는 점에서, 여성의 발언과 표현이 많아진 것에 대한 견제로 보이기도 한다.
+ 저 ‘남성들’ 앞에 ‘일부의’를 붙이지 않았다고 너무 서운해마시라. 사실 ‘된장녀’를 비난하는 사람 중 여성들도 있기도 할테고, ‘된장녀’ 논란에 어이없어 하는 사람들 중 남성들도 있기는 할테다. 이 남-녀 구도를 어떻게 하지. =ㅁ=

2. 동인들이 동인세계를 커밍아웃당하는 것에 대해 왜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싫어하는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사실 ‘된장녀’를 표현하는 항목들은 그다지 특이할 것도 없어 보이는데도 이렇게나 씹힐줄이야. (‘된장녀’ 논란으로 스타벅스 매출이 떨어졌을지 궁금하다) ‘된장녀’를 씹는 사람들에게 동인계가 커밍아웃된 후의 상황은 좀 상상하기 끔찍하군.

3. 사실 ‘된장녀’를 구성하는 항목들이 주로 남성들에게 인기있을 여성의 덕목;이라는 점에서도 의아한 논란이기도 하다. 모님은 이 점에 대해 김기덕 감독의 영화중에서 ‘나쁜남자’만 흥행에 성공한 이유, 라는 코멘트를 달기도 했는데 참.

This Post Has 7 Comments

  1. 까망별

    이러한 된장녀에 대한 남자들의 의견에 하고 싶은 말 : 그러면 선택은 간단하다. 자신이 그녀들의 수준에 맞출 수 없으면, 수준에 맞는 그녀를 만나면 된다. 스타벅스 대신 커피믹스를 즐기는 그녀, 명품백 대신 화장품 사은품 백을 즐기는 그녀, 구내식당 밥 아니면 소화가 안된다는 그녀. 그런 그녀들, 즐비한다.

    얼굴 예쁘고, 말 잘 듣고, 게다가 검소하며,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삼을 줄 모르는 그녀들의 시대는 갔다. 더 슬픈 건, 다시 오기도 힘들다는 것. 미모를 탐하는 남성들, 욕심을 줄이든가, 지갑을 채우든가. 이도 저도 안되면 그냥 입을 다물면, 양쪽 인생이 좀 덜 피곤해지는 거 아닌가.

    – 어제 조선일보 칼럼에 있던 말. 그렇다. 이런 논쟁은 결국 호불호다. 된장녀가 왜 그렇게 씹혀야하는가, 그것은 가지지 못한 자가 갖는 자격지심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이때 가지지 못한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사상도 포함되는 말.

    남자들도 눈이 높아졌다. 자신들 눈 높아진건 생각 안하고 여자들보고 사치하고 눈높단다. 서로 맞는 상대를 고르면 정말 누구도 피곤하지 않을거란 말이다.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지 말구~!!

    아, 예전에는 이런 논란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요즘 포털에 자주 들렀더니 이런다. 역시 포털은 영혼을 피폐하게 한다. ㅠ_ㅠ

  2. 까망별

    그런데, 동인세계란 사실.. 드러나봤자 좋은게 하나도 없으니까 우리끼리의 음지 문화를 즐기고 싶은걸까요? 아주 예전에 일본 코미케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떤 애들이 우연히 마주쳤나봐요. 서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너도냐!!!!”라거 절규하는 걸 보고, 아~ 정말 얘네는 철저하게 동인라이프를 숨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나름 문화적 차이겠지만 저는 즐거웠습니다.

    오늘 부스에 앉아 있으면서 혹시 아는 사람이 지나갈까 두근거려봤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더군요.
    으음; 꼭 숨긴다기 보다는, 얼마전에 무슨 자리에서 한분이 센루 좋아하신다고 했는데 반가와할 타이밍을 놓쳐서 아는 척을 못했다는;; (바보냐;)

  3. kritiker

    길게 썼다가 몽창 날아가서 orz

    1. 디시인사이드 여성유저 비율이 40%라는 데 놀랐고, 내가 남자로 알고 있던 유저 중 상당수가 여자였다는 데 더더욱 놀랐다. 열린 온라인 공간에서는 자기가 대놓고 ‘나는 무슨무슨 가수 오빠 사랑해요~’하지 않는 한, 암묵적으로 그 사람의 성별을 ‘남자’라고 본다. 이렇게 남자라면 절대 할 수 없을 이야기를 풀풀 풍기는 이 내가orz (하다못해 포털이나 게시판에 글 쓸 때는 ‘^^*’같은 이모티콘 꼭 달던 내가;) ‘남자 아녔나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낭패는;;;

    덧글을 몽창 날리셨다니 무척 죄송해진다.
    디시인사이드 여성유저 비율이 40%라는 것은 정말 놀랍군;;;
    난 그런 소리 한번도 안 들어봤다. 냐하하~

  4. 샐리

    > 사실 ‘된장녀’를 구성하는 항목들이 주로 남성들에게 인기있을 여성의 덕목;이라는 점에서도 의아한 논란이기도 하다.

    생각해봤는데, 남자들이 예쁜 여자는 무지 밝히면서 성형미인은 거부하는 것과 같은 맥락 아닐까? (물론 성형하면 어때? 라는 남자도 있다. 그런 남자들은 아마 된장녀 논란에서도 “대체 뭐가 문제냐?”라고 하는 부류일 거다)

    그들은 예쁜 여자를 바라지만, 그 예쁜 여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에는 관심이 없는 거다. 아니, 정확하게는 호박과 수박의 씨는 따로 있으며 호박이 줄그어서 수박이 되려는 노력을 우습게 본다랄까. 이영애는 누더기를 입혀도 예쁘고, 전지현은 차도르를 입혀도 섹시하고… 뭐 그런 시선.

    그 시선의 기저에는 여자를 ‘창녀(구경거리)’와 ‘마누라’로 나누어보는 이분법이 자리하고 있다. 예쁜 여자는 좋지만, 그렇다고 예뻐지기 위해서 돈을 박박 써대는 저 여자들이 장래의 자기 마누라라고 생각하면 기겁스러운 거다. 예쁜 이영애는 눈보신용일 뿐이고 자기 마누라는 근검절약해야 할텐데 말이지.

    물론 마누라가 예쁘면 좋다. 예쁜 마누라를 갖고 있는 남자는 사회적 인식도 좋다. (추남이 미녀를 데리고 있으면 “저 남자는 숨겨진 어떤 능력이 있는 거다”라는 평가를 받지만, 미남이 추녀를 데리고 있으면 그 남자는 뭔가 문제있는 남자라는 시선을 받게 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하지만 그 예쁨이라는 것이 이영애가 아닌 이상은 절대 공짜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면 그들 머릿속에서 미인이란 ‘자연미인 천연미인’만이 미인이기 때문이다.

    예쁜 여자는 바라면서 정작 여자들이 예뻐지기 위해 하는 행동들을 비웃는 것은 그런 것 때문 아닐까.

    으음 성형미인을 꺼리는 것이 돈이 들어서,였구나. (새로운 깨달음)
    하긴 그런 것은 있는 것 같다. 샐리님이 지적하신 대로, ‘태어나면서부터 미인’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미인들이야 자신에게 투자하고 가꿔서 예뻐진 것일테니까, 그만큼 다른 사람을 돌봐야 하는 에너지를 자신에게 쓰는 것일테니까.

  5. 샐리

    앗, 뭔가 전달이 잘못된 듯; 성형미인이 돈들어서 싫다는 게 아니라;; 성형이야 뭐, 성형했다는 자체를 가지고 씹는 거고;; 으으, 그러니까;
    남자들은, 만 인정하고 과 은 인정하려 들지 않는달까. 하지만 후자 두개를 놓고 비교하라면 전자를 고를 거라는 게 문제. -_-; 모든 여자가 천연수박일 순 없는 거니까. 그래서 수많은 천연호박들이 성형수박이라도 되려고 발버둥치는 건데… 근데 그건 또 비웃더라고;; 화장발이 두텁네 다이어트 중독이네 예쁘게 차려입은 건 좋아하면서 옷 사면 쇼핑중독이네… 쿨럭;

    그러니까… 물위의 백조는 좋아하면서, 그 백조가 물밑에서 발버둥치는 건 비웃는 심리? 같은 게 있는 것 같다는 얘기였음.

    근데… 카인님 말씀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여자들이 다른 사람을 돌보는 데 써야 한다고 믿어왔던 에너지”를 자신에게 쓰는 걸 보면서, “그 정성 나(=우리)한테 주지”라는 심리 말이다. (애완동물 기르다 보면, “그 정성으로 사람이나 돕지” 라는 말을 하는 놈이 꼭꼭 있다 =_=; 그런 심리이려나)

    아니 정말 전달이 잘못된 듯; 그니까 (남을 돌보는데 써야 할, 여성 자신에게는 아주 짜게 써야 할)돈을 들여서 자신을 예쁘게 하는데 그 돈과 에너지를 쓰는 것이니까,,, 라는 긴 전제를 달려다가 귀찮아서 그만; 쿨럭;;;

    근데 참, 예쁜 여성에 대해 다 화장이나 조명이나 성형발이야~ 하고 얘기하던 것은 여자들끼리 하던 얘기였고, 어쩌다 남자가 끼어서 들으면 신기해하거나 신기한 척 하거나 관대한 척 하거나 했던 것 같은데, 그런 관대한 척도 이제 없어지는 건가. 우힛~

  6. 샐리

    윗쪽 것은 지워주시길;; < 와 > 를 사용했더니 그 안의 글이 사라져서; 새로 올렸음. (워드프레스는 덧글 수정도 지우기도 안되서 불편 ㅠ ㅠ)

    불편한 툴 쓰고 있어서 가끔은 방문한 분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꿋꿋하게 사용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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