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엄마가 오늘 등산을 가신다길래 제것까지 히트텍 두 벌을 샀는데요. 엄마옷은 허리 길이가 넉넉해서 바지속으로 한참 들어가던데… 제 옷은 엄청 짧네요OTL 사이즈가 별로 없길래 어차피 속에 입을거니까, 하고 S 사이즈로 샀더니 사이즈가 작아서 그런 걸까요, 제 허리가 긴 걸까요OTL
허리가 긴 옷 유행이라든지 밑위가 긴 바지 유행이라든지 그러면 좋겠어요. 옷도 유행 아니면 찾기도 힘들고ㅠ_ㅠ
2. 쇼핑잡담을 계속 하자면 겨울을 맞아 밀크저그와 티 스트레이너를 샀습니다.
전문용어로 우유 데우는 거랑 찻잎 거르는 거라고 하는데, 참 이뻐요^ㅁ^
우유 데우기가 마땅하지 않아 전자렌지에도 데워봤다가 전기주전자에도 데워봤다가 냄비에도 데워봤다가 하면서 헤맸는데 우유 데우는 마땅한 애가 정해져 있으니 참 좋네요. 찻잎 거르는 것은 하얀 도자기로 되어 있어서 이것도 참 이쁩니다.
근데 우유가 다 떨어졌네요ㅠ_ㅠ 아 우유 사러 나가기 싫어라
겨울 구두를, 12월 초에 한 켤레 샀는데 그 후로 쭉 등산화만 신고 다니고 있습니다. 구두는 방 밖에도 안 나가 봤구요;;
3.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뭐하고 하루를 보내셨습니까. 전 DVD를 세 편 봤습니다(…)
스포일러 있구요;;
모리스(1987) 제임스 아이보리
1910년대 초, 캠브리지에 다니다 자퇴하고 주식 거래인이 되는 모리스의 연애 이야기입니다. 모리스는 번듯한 사회인으로 직업도 잘 꾸려가고 가족들과도 그럭저럭; 지내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어딘가 소심하면서도 충동적인 부분이 있어요. 교수에게 반항하다가 학교를 그만 두게 되는 부분이나 연애도 늘 상대방이 먼저 시작하게 되는 것도, 알렉 스쿠더와의 관계에서도 끌려다니기만 하죠.
동성애가 금지된 시대(오스카 와일드가 금고형을 선고받은지 십오년밖에 안 되었고, 영화 진행중에도 길거리에서 동성과 키스를 하다가 붙잡혀서 6개월형을 선고받는 자작의 이야기가 나옵니다)에 동성애 이야기인데다가, 신분제도가 엄존하던 시대에 신분이 다른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모리스는 신사 신분이고 두번째 애인인 알렉 스쿠더는, 그 시절의 복잡한 계급 제도에 따르면 하인 출신은 아니지만 어쨌든 클라이드의 집에 고용된 평민출신 고용인입니다. 머 지대 수입 얼마 이상이면 신사, 얼마 이상이면 향사, 이렇게 복잡하게 구분하더라고요.)이지만 영화는 큰소리 몇 번 안 나고 진행됩니다.
큰 소리가 난 것이 모리스와 클라이드가 헤어질 때. 사회적 지위와 위치를 감안하여 더이상 모리스와의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클라이드는 모리스에게 결별을 요청합니다. 모리스는 클라이드에게 매달리고 울고, 클라이드가 난 네 여동생같은 여자를 만나서 살 수도 있어, 라는 말에 여동생을 불러 마구 비난합니다. 나중에 클라이드의 결혼 소식을 듣고 사과하긴 합니다만. 그리고 클라이드의 친구로 지내면서 자신도 동성애 성향을 치료(…)하려고 시도하죠. 하지만 이때 두번째의 충돌이 닥쳐요. 클라이드의 집에서 일하던 새카맣게 어린 알렉 스쿠더가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다고 달려듭니다(…) 모리스는 얼떨결에 하룻밤을 보내고 런던에 돌아가서 고민을 하죠. 이넘이 내 약점을 잡아 협박을 할거야, 내가 어쩌자고 하인넘하고 잠을 잤을까 고민하던 런던의 모리스에게 알렉이 또 들이닥칩니다. 그리고 자기를 하룻밤 데리고 논 거냐 (얘야 솔직히 말하면 데리고 논 쪽은 너 아니니;;) 자기 이대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알렉과 길거리에서 소심한 말싸움을 벌이는 모리스.
소심하고 충동적인 남자와 혈기 왕성하고 저돌적인 남자의 싸움이 어떻게 될까요. 중간에 치료사가 조언한 대로 당시 동성애를 용인해주던 다른 나라로 빨리 건너갔기를 바랍니다. 클라이드가 자기를 사랑하던 시절의 모리스를 조금은 쓸쓸하게 추억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엔딩도 좋긴 했지만요.
모리스의 두 번의 사랑은 다 창문에서 들이닥쳐요. 모리스는 클라이드의 방 창문을 넘어 들어가서 클라이드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알렉은 모리스의 방 창문으로 들어가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자기에게 오라고 합니다. 모리스의 성격이 어쨌든, 예고도 없이 불가항력으로 밀어닥치는 사랑을 얘기하고 싶었던 걸까요.
+
교구 목사가 알렉에게 여자 문제가 복잡하다, 빨리 외국으로 보내야 한다(클라이드의 어머니와 얘기한 것이 알렉 얘기가 맞는 것 같아요.)고 그러면서 스쿠더가가 외국으로 가는 배까지 전송하러 찾아오는데 알렉에게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
신사와 고용인 사이의 신분 격차는 아찔하네요. 천장에 물이 샌다고 알렉을 불러서 피아노를 치우라고 이른 다음 우르르 방을 빠져 나가는 신사분들에게 기함했습니다. 아마 옷 때문에 더 그랬을 거에요. 익숙한 구한말의 시대극이라면 양반과 평민 사이의 신분 격차는 그러려니 했겠지요. 하긴 유니폼 입은 하인들에게도 별 감정을 못 느꼈군요;;;;
전망 좋은 방(1985) 제임스 아이보리
이 영화도 아마 1차 대전 이전의 좋았던 시절이 배경이 아닌가 합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전망 좋은 방이라는 제목이 어떻게 정해진 건지 궁금했어요. 전망 좋은 방, 마당 깊은 집,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제목들이지 않나요. 근데 그냥 전망이 좋은 방과, 마당이 깊은 집을 말하는 것이더라구요.
루시는 나이든 친척 어른인 샬롯과 이탈리아 여행 중인데, 예약한 하숙집의 방이 전망이 좋지 않다고 심난해해요. 식사 시간에 이 얘기를 들은 오지랖넓은 앞방 신사가 자기 방과 바꾸어준다고 하면서 그 신사의 아들인 조지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줄거리를 죽 적자면 조지와 조금씩 친해지고, 조지가 루시에게 키스 하는 것을 본 샬롯은 큰일났다며 성화를 해서 루시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는 세실과 약혼을 해요. 근데 어쩌다가 조지와 조지의 아버지가 그 동네로 이사를 옵니다. 조지는 루시에게 구애하면서 세실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미술품이나 책을 갖고 싶어하는 것처럼 당신을 소유하고 싶어할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그 얘기에 공감한 루시는 파혼을 해요. 이 전에 루시와 세실의 (화해할 수 없는)차이점을 보여주는 테니스 에피소드라든가 연못 에피소드 같은 것이 끼어들죠. 그리고 루시는 주변에서 수근거릴 것이 지겨워져서 그리스로 여행할 궁리를 합니다. 배경이며 옷차림은 넋을 잃을 만 하고 분위기는 참 차분하고 우아한데 감정선이 난데없고 급작스러워서 좀 정신이 없었어요.
화면은 예쁘고 우아하고 반짝거리고, 그리고 아름다운 꿈같은 해피엔딩입니다. 어어어어, 하며 보긴 했지만 좋았어요.
+
근데 아무리 해도 조지의 두 번의 행동은 성추행아닌가요-_-a 루시도 처음엔 불쾌하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결국 연애가 시작되어 그냥 넘어간 듯.
+
세실은 루시네 집에 머무르고 있던데 무슨 관계일까요. 사실 세실도 조지도 둘 다 괴짜긴 해요.
+
루퍼트 그레이브스는 루시와 사이좋은 남매지간으로 나옵니다. 정말 사이 좋아 보여요.
죠지왕의 광기(1994) 니콜라스 하이트너
조지 3세(재위 1760-1820)를 찾아보니 평가가 엇갈리네요. 재위 기간 중 아메리카 합중국은 독립하고(영국 입장에서는 식민지를 잃어버린 셈이죠. 영화에서도 조지 3세가 이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언급하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합니다.) 의원 매수로 악명을 떨친 왕이면서도, 재위 기간중 루이 14세와 나폴레옹에게 해상에서 승리를 거뒀고 소탈한 면모를 보여 나름 인기가 있는 국왕이기도 한 것 같아요. 60년의 재위 기간에 수상직을 봉직한 사람은 여러 명이었지만 역시 (아버지의 후광을 입긴 했지만) 24살의 나이로 수상직을 역임한 소피트가 제일 눈에 뜨입니다. 소피트가 영화 속에서 수상이기도 하고요.
영화가 시작되면 못 보던 젊은 병사가 왕의 수행무관으로 취직해서 왕궁에 처음 등장합니다. 야단법석인 왕궁 예식을 (관객과 함께)호기심어린 눈으로 지켜보기도 하고 옷차림이 바르지 않다, 왕의 눈을 똑바로 보면 안된다고 야단을 맞기도 합니다. 새로 취직한 수행무관 그레빌이 왕궁에 익숙해지는 것에 따라 관객들도 왕궁의 야단법석에 익숙해져요. 왕의 자녀는 15명인데 장남인 웨일즈 왕자는 이제나 저제나 왕권을 위임받을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지 3세는 재위 기간중 정신 착란을 겪은 일로도 유명한데, 영화는 조지 3세가 처음 착란을 겪을 무렵을 다루고 있어요. 처음에는 밤에 잠을 안 자고 시종들이나 가족들을 괴롭히던 정도에서 점점 심해져서 결국은 공개 음악회에서 국왕이 이대로여서는 안 되겠다, 는 공감대가 생기는 지경까지 이르릅니다. 웨일즈 왕자는 이 때를 틈타서 왕권을 위임받을 계획을 꾸미고, 그 사태를 막아야 할, 아직 정치적 기반이 단단하지 않은 소피트는 용하다는 의사를 불러 국왕을 맡기는데… 이 시절의 정신질환 치료는 참 눈물나네요. 별로 좋아하는 인물도 아닌데, 자기는 왕이라며 왕의 눈은 똑바로 보면 안된다며 기세 등등하던 조지 3세가 계속되는 감금과 구속에 익숙해져 나중에는 스스로 구속하는 의자에 가서 앉는데 참 슬프더라구요.
혹독한 감금의 시절, 소피트는 다른 여러 가지 일로도 바빴겠지만 영화는 주로 웨일즈 왕자에게 국왕의 권한을 위임할 것이냐 이를 저지할 것이냐의 싸움을 다룹니다. 한편으로는 국왕이 정사를 돌보지 못하고 황태자도 섭정을 못 하고 있는데 별 일이 없었던 것을 보면 이미 통치권의 상당 부분은 국왕의 손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도 같아요.
조지 3세가 주기적으로 착란을 앓았고, 웨일즈 왕자가 결국 섭정을 하게 된 것은 조지 3세의 재위 기간의 마지막 10년이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착란 기간을 (병에 주기성이 있기 때문인지 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떽떽거리던 의사의 치료가 효과가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겨내고 돌아온 조지 3세는 다시 국민들 앞에서 모범적인 가정을 연기합니다.
이름도 모르던 영화인데 배우들의 연기가 멋지네요. 나이젤 호손은 소탈한 면이 있으면서도 허세에 가득찬 왕, 광기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조지 왕의 연기를 정말 잘 했고, 왕비인 헬렌 미렌도 꺽이지 않을 것 같은 위엄에서 절망까지, 멋졌어요. 왕이자 환자에게 지지 않는 고집센 의사로 나온 이안 홀름, 포커 페이스의 소피트인 줄리안 와댐도요. …실은 이안 홀름 알아보는 데도 한참 걸렸는데, 웨일즈 왕자가 루퍼트 에버렛인 것은 이거 쓰면서 찾아보고서야 알았네요-ㅂ- 루퍼트 그레이브스는 영화를 열고, 영화 내내 꽃병풍처럼 등장하다가 조지 왕의 광기가 가라앉으면서 해고되어 세상의 쓴맛을 보는 그레빌을 맡았습니다. 기능적인 역할이라 캐릭터가 없는 점이 아쉬웠어요. 그레빌의 일기는 나중에 조지 3세의 병을 확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루퍼트 그레이브스 출연작들입니다.^ㅁ^;;
이제 닥터후를 볼 예정입니다(…) 아직 시즌 1 보고 있어요. 저도 드디어 외국 드라마의 세계에 입문했어요. /ㅅ/
4. 엄마가 안 계신 일요일 세끼를 떼우고자(…) 떡볶이를 한 냄비 했는데 맛이 없습니다. 냉장고에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종잇장같은 양배추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기름이 잔뜩 발라진 떡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다 먹었어요.ㅋ
5. 참, 모임 날짜 29일로 정했습니다. 메일 드릴께요*^-^*
모리스!! 좋아하는 배우 나오는데 누구로 나오는지 모름;; 모리스인가..;; DVD 좀 빌려주시면.. 굽실굽실()
아참. 저 히트텍 M 입어요. 그리고 밑위 긴 바지 유니클로에 많아요. 짧다고 이름 붙이고 나온 바지도 제가 보기엔 보통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