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번역으로 팬픽쓰는 번역가 3

그때 갑자기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소리쳤습니다.
“앗, 호움즈씨. 저 언덕 위에서 누군가가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호움즈와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앗, 스테플턴이다. 헨리경, 당신은 여기 가만히 계십시오. 곧 돌아올 테니… 와트슨, 레스트레이드 경감, 함께 갑시다.”
호움즈는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와 레스트레이드도 재빨리 호움즈의 뒤를 따랐습니다.
그때 다행하게도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자욱하게 덮였던 안개가 차차 개이기 시작했습니다. 언덕 위의 스테플턴은 도망을 치고 있었습니다.
“서라, 쏜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외쳤습니다. 그러나 스테플턴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쏜살같이 늪지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음.”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조금 전에 개를 상대로는 이렇게 기운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대방이 살인범이기 때문에 직업 의식이 발동했는지, 맹렬한 기세로 스테플턴의 뒤를 쫓아 달렸습니다.
그때 스테플턴이 몸을 홱 돌리고 레스트레이드를 향하여 총을 한 방 쏘았습니다. 레스트레이드는 재빨리 땅바닥에 엎드렸습니다. 그 틈을 이용하여 스테플턴은 다시 늪지로 달아났습니다.
“조심해요, 레스트레이드 경감. 수렁이 있어요.”
숨을 몰아쉬며 호움즈가 외쳤습니다. 그러나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그리인펜의 바닥없는 늪의 무서움을 모르는지 호움즈의 주의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고 계속 달려갔습니다. 스테플턴은 늪을 따라 도망을 치면서 때때로 돌아보며 총을 쏘아 댔습니다. 마침내 총알이 떨어졌는지 그는 권총을 집어던졌습니다.
레스트레이드 경감과 스테플턴의 거리는 점점 좁혀졌습니다.
돌연, 스테플턴이 몸을 돌리면서 무엇인가를 홱 내던졌습니다. 순간,
“앗!”
하고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습니다.
나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당한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당한 것은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아니라 스테플턴이었습니다. 달아나는 데만 정신을 쏟았던 그가 그만 잘못하여 발을 헛디딘 것입니다.
스테플턴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쳤으나,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몸은 점점 더 수렁으로 깊이 빠져들어갔습니다. 허리에서 배로, 배에서 가슴으로…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수렁에 발을 집어넣고 스테플턴의 목덜미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순간 한쪽 발이 허벅다리까지 푹 빠지고 말았습니다.
“위험해!”
호움즈가 재빨리 팔을 뻗쳐, 레스트레이드 경감을 끌어올렸습니다.
“호움즈씨, 이, 이놈을 잡아야만 합니다.”
“안 돼요, 레스트레이드 경감. 이 늪에 발을 디디면 그걸로 마지막이오.”
그때 슬픈 외침소리가 길게 꼬리를 그으며 늪지를 울리더니 뚝 끊기고 말았습니다.
스테플턴에 마침내 바닥없는 늪에 빨려들어간 것입니다. 스테플턴을 삼킨 늪은 유유하게 다갈색의 거품만을 부글부글 끓어올리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천벌이야!”
호움즈가 비통한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호움즈씨, 밧줄이 없습니까? 어떻게 해서든 저놈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레스트레이드 경감, 오늘밤이 새워도, 아니 영원히 저자의 시체는 찾을 수 없소. 스테플턴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거요.”
호움즈가 조용하게 대답했습니다.
– 배스커어빌 가의 개, 계림문고 번역본.

여기 이 레스트레이드 경감 참 멋지지 않습니까.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말 그대로 불독같은 저 투철한 직업정신! 레스트레이드가 홈즈보다 더 멋지게 나와서 살짝 약올랐던 장면이기도 하고, 나중에 원작은 저언혀 이런 얘기가 없다는 걸 알고 도일경은 왜 이렇게 멋진 장면을 안 써줬는지 화가 났던 장면이기도 합니다=ㅂ=
드라마 셜록의 이 에피소드에서,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개를 겨눈 것은 다 빗나갔는데 어쩌면 개를 상대로는 기운이 안 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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